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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미칸 Sep 22. 2022

나의 한계를 넘어서

마음으로 사는 세상_징검다리

우리에겐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 

나의 한계를 넘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육체의 한계를 넘어 나를 내려놓기를 수없이 반복하면서 지금의 여기에 있다.

매일 죽음이라는 유혹의 손길에서 벗어나려고 애써 왔던 지난날의 흔적들.

이 세상에서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 헤매던 시간의 연속선상에 있다.

지금은 그 수많은 날과 시간이 내 인생이 되어 과거라는 이름으로 저장되어 있다.

우리가 살아온 흔적은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기억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치매가 걸리지 않는 이상 나의 기억과 함께 나의 인생에 머물러 있다.

세상에 내보이지 못하는 얼룩진 상처의 흔적들은 고스란히 나의 몫으로 자리하고 있다.

행복이라는 이름을 찾을 수 없었던 나의 사춘기의 아픈 기억들.

평생 잊지 못할 두려움을 안고 살아야 했던 죽음의 공포.

죽음 앞에 우린 더없이 살고 싶은 욕망을 일으키는 인간적인 본능을 직감할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불행을 온몸으로 껴안고 살아야 했던 작은 체구의 나는 죽음을 직면했을 때

살고 싶은 욕망으로 결국은 살아 숨 쉬는 존재가 되었다.

사람이 죽을힘만 있다면 더 열심히 살아보라는 삶의 지혜들을 받아들이면서 나는 사는 법을 

터득하느라 온몸을 던져서 경험했다. 

다양한 수련법들을 통해 터득한 지혜로 나는 살아갈 힘을 지탱했다.

명상을 통해 자유로워지는 나의 상태를 즐기면서 이 육체의 한계에 나를 넘겨주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사람은 과거로 되돌아가는 습성이 있어 완전히 벗어나려면 꾸준함이 필요하다.

나는 무엇이든지 시작은 빨리하고 뒷마무리가 안 되는 사람이었다. 

지금은 한 번에 한 가지만 하려고 한다.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 한동안 흔들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제자리로 돌아가려고 한다. 

육체는 내 생각의 영양분을 먹고 자란다. 내가 나에게 어떤 생각의 영양분을 주는 것에 따라 

육체는 변화하게 되어 있다.  

옛 어른들의 속담은 깨달은 삶의 지혜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삶의 경험 속에서 나는 알게 되었다. 

논산 마음수련 센터에서 수련할 때 일이다. 

이른 새벽 나 홀로 천천히 걷기 명상을 통해 갑자기 나에게 주어진 축복이었다. 

텅 빔과 완전히 하나 되는 순간! 

그 찰나의 경험을 통해 나는 이 세상이 진공의 상태로 꽉 차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의 육체 의식이 사라진 그 자리에 가득 채운 에너지만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 짧은 순간은 말로는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말이다.

처음 논산 수련원에 왔을 때, 나는 밭일이나 몸을 쓰는 일은 해 본 적 없는 사람이다.

내가 할 줄 아는 것은 미용이나 사무업무였기 때문이다. 

그 일도 결혼과 함께 묻혀버린 일이기도 했다. 

수련원에 1년 가까이 머물면서 내가 한 일은 계절마다 할 수 있는 농사일이었다.

깻잎 따기. 김장철에 차에서 몇 백 포기에 가까운 배추 옮기기. 하우스 짓기에 철근 나르기 등이었다. 

힘든 일을 해 보지 않은 나에겐 내 육체를 갈아엎는 것과 같았다.

그리고 저녁이 되면 밤 11시까지 수련을 했다. 그렇게 일주일 중에 5일 남짓하게 1년을 수련 생활을 했다. 

그때 아이들이 초등 1학년, 4살이었다. 

삶이 주는 괴로움을 이겨보려고 마음수련을 시작했다. 

그 새벽 텅 빔을 경험한 것이 수련원 생활을 시작한 지 10개월이 되었을 때다. 

온 우주와 하나 되고 내가 사라진 그 느낌! 나라고 여길 것이 하나도 없는 상태! 

모든 시간이 멈추어 버린 그 찰나의 기쁨과 환희 그리고 그 희열은 당분간 계속되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그 후, 나의 세상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형태가 바뀌기 시작했다. 

내 주변에서 펼쳐지는 세상이 나의 마음 상태라는 것을 확인한 후부터는 남을 원망하는 것이 곧 나에 대한 원망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 순간들이 그리 길지 않았지만 말이다. 

평소에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내 안에 수없이 했던 것이기에 나는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하지만 그 누가 이 마음을 알아주진 못했다. 각자가 깨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의 세상은 형태가 있지만 마음의 세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 몸은 언젠가는 사라지지만 마음만은 영원하다는 것을 경험했던 순간이었던 것이다.

그 상태가 훗날 불교 공부를 하면서 "염화미소"라는 말이 있다. 연꽃을 잡고 미소 짓는다는 말로 말이나 글로 통하지 않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소통을 한다는 뜻이다. 부처님께서 대중들 앞에서 연꽃 하나를 들었을 때 그의 제자 가섭만이 미소 지었다는 고사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나의 한계를 넘는다는 것은 나의 애씀을 완전히 내려놓는 것이다.

그렇게 단체 속에서 나는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고 나의 생각들은 다른 가지들을 뻗을 줄 모르게 되었다. 

그런 상태를 경험 후 다시 남편이 있는 집으로 갈 생각을 하니 나의 육체 의식은 과거의 생각들로 다시 채워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의 육체는 과거의 병들을 다시 불러들이기 시작했다. 

나는 예전부터 아팠던 발목 통증들이 시작하면서 자연치유를 경험하게 되었다. 

우린 매 순간마다 새로운 선택들을 하게 된다. 

그 선택하는 순간에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나의 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내가 나의 한계를 넘는 것에 도전하기로 마음먹는다면 우린 넘을 수 있다. 

그것은 본래부터 그 자리에 늘 있었다. 나의 생각이 스스로 방어벽을 치고 있어서 몰랐을 뿐이다.

지금은 그 한계를 넘긴다는 것이 꼭 어딘가에 가서 수련을 통해 얻는 것이 아니라 

호흡 하나만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기에 그 무엇에도 기웃거리지 않게 되었다. 

이 세상은 마음으로 사는 세상이다. 나는 나의 마음세상을 감사로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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