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두 번째 일지

무시와 해탈 그리고 만족

by 지우

몇 달 동안 수많은 태도들이 나를 스쳐갔다. 긍정의 태도. 달관의 태도. 무관심의 태도. 분노의 태도. 등등. 어느 한 곳에 정착되기 어려웠다. 사람은 참으로 일관되게 살아가는 것이 어렵다. 동일한 스탠스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쩌면 철학의 실현이자 이상의 도착점일지도. 긍정의 태도일 땐 하고 싶지 않은 웃음을 지었고 달관의 태도에선 허탈은 웃음이 존재했으며 무관심에 태도에선 냉소적인 웃음이 존재했고 분노의 태도에선 분노의 입꼬리가 존재했다. 어느 하나 행복 혹은 기쁨과 관련된 웃음을 '그'에게 지어준 적은 없는 것 같다.


내가 잘 못되었는가. 수도 없이 나에게 질문하곤 한다. '그'에게만 화살이 겨냥된 채 모든 것을 타깃화 한 것은 아닐까. 항상 하던 얘기이니 이것은 굳이 더 생각할 필요가 없긴 하다. 그럼에도 지금도 몇 시간 전에도 며칠 전에도 끊임없이 내 잘못도 생각해 본다. 그러다 보면 내 잘못도 나온다. 그럼 수정. 수정하고 인정. 실수란 것은 할 수 있지만 다시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고 배웠다. 그리고 그렇게 하려 하고.


지금의 태도는 무시 해탈 그리고 그것에서부터 오는 만족이 있다. '그'의 이상하고 불편하고 오만한 태도를 무시하고 '그'의 그런 기반이 될 생각과 근간을 생각하지 않아 해탈하여 이전만큼이나 자주 화가 나지 않는다. 그 모든 것에 총체적으로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그'로 인해 글을 쓰고 관찰을 하고 했지만 결국 나의 성장을 야기하는 듯하다. 누군가를 관찰하여 내가 그러지 말아야 함을 얻고 있고 누군가를 이해하려 하는 노력 역시 어딘가에서 또 만날 특이하고 독특한 사람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로 인해 하루하루 성장하지 않을까.


아마 '그'에 대한 관찰이 곧 끝날 것 같다. 더 이상 관찰할 것이 보이지 않을 만큼 관찰을 했다. 그리고 더 관찰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그'는 그런대로 살아갈 것이고 나는 또 나의 나름대로 생을 이어가야 하니 이제 남을 관찰하는 것보단 내가 나를 관찰하는 데에 더 힘쓰려 한다. 오늘은 이것으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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