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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병원비는 얼마일까?

미국 생활에서 가장 피하고 싶었던 순간

by yesomeday

감기 외에는 크게 병원 갈 일이 없었던 한국에서의 3n년 인생보다 미국에서 지내는 4년 동안 갔던 병원이 더 많았던, 마냥 즐겁고 행복하지만은 않았던 미국 생활.


미국에 온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을 때,

너무 집에만 있었던 탓일까?

지금도 알 수 없는 이유로 살면서 처음으로 응급실을 경험했다.


미국의 병원비가 워낙 비싸단 걸 알고 있으니까 그날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 병원을 갈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최대한 병원 갈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약국에서 종류별로 10만 원 치의 상비약을 사서 챙겨 왔었는데 무의미했다. 그리고 웬만한 건 여기서도 처방전 없이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라 쓸 일이 많지 않았다.


정형외과 X-Ray 검사&진료 비용


처음에는 병원 영수증에 찍힌 금액을 보고 나서 놀랐지만 그래도 다행히 남편 회사에서 지원해 주는 보험이 꽤 좋은 편이라 응급실 가고, 검사를 하거나 진료를 봐도 실제 내가 내야 되는 비용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보통 감기나 알레르기 등 가벼운 통증이 있을 경우, 가까운 Urgent Care에 가면 되는데 별도의 예약 없이 방문 가능하며 필요시 약 처방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전문 분야에 대한 정밀 진단 또는 치료를 하지 않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검사는 제한적이다.


장기적으로 거주한다면 일상적인 건강 관리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Primary Care Physician(PCP) 또는 Family Doctor를 지정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을 때 가입한 보험 종류에 따라 PCP를 거치지 않고 바로 전문의 진료 예약이 가능하다거나 보장 범위와 비용이 달라지는데 크게 in-network와 out-of-network로 구분된다.


in-network : 보험회사와 계약을 맺은 병원, 의사, 진료소 등으로 정해진 할인 요율에 따라 진료비가 청구됩니다. 병원 청구 금액에서 본인 부담금(copay)만 내는 경우가 많은 편

out-of-network : 보험회사와 계약 관계가 아닌 병원, 의사, 진료소 등을 의미하며, 보험이 아예 적용되지 않거나 일부만 적용되기 때문에 가고자 하는 병원이 어느 정도 커버가 되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에서 병원 진료 프로세스


1. 전화 or 온라인으로 예약

병원에 따라 온라인 서비스를 지원하는 경우, 원하는 부서와 의사 선택 후 온라인으로도 예약이 가능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빠르게 예약을 잡고 싶을 때는 전화로 예약하는 편이다.

영어를 잘 못해도 이름과 생년월일, 가지고 있는 보험 이름(때로는 번호까지), 진료 부서와 방문 목적을 이야기하면 된다.


예약 현황과 진료 분야에 따라 다르지만 경험한 바에 의하면 빠르면 일주일 이내에 예약이 잡히는 경우도 있고 늦으면 3개월 이상 기다려야 되는 경우도 있었다.



2. 병원 방문

키오스크 또는 안내 데스크에서 체크인을 진행하고 대기하면 이름을 불러준다.

보험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내가 진료 볼 때 낸 비용은 copay $10 정도



3. 문진

한국의 병원과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한국은 어느 병원을 가더라도 의사가 있는 곳에 환자가 찾아가는 시스템인데 미국은 환자에게 진료를 볼 수 있는 방에서 대기하라고 한 뒤에 의사가 찾아와서 진료를 본다.


의사를 만나기 전 보통 간호사 분이 혈압이나 어디가 아파서 왔는지,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이 있는지 등을 미리 물어보고 의사를 불러온다.



4. 진료

해외에서 병원 갈 때 가장 큰 문제점이 언어인데 필요에 따라 통역을 요청하면 전화기 또는 아이패드를 통해 화상 or 음성으로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영어에 자신이 없다면 병원에 가기 전 상태에 대해 미리 영문 스크립트를 작성해서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는 미국에서 지낸 4년 동안 CT와 MRI, 초음파 등 각기 다른 부위의 검사를 여러 번 받았고 물리치료도 몇 차례나 받아야 했다.

그동안 만난 의사만 스무 명 가까이 될 정도로 병원 갈 일이 많았다.


그럼에도 한 가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아무리 병원비가 비싸고 악명 높은 미국이라도 아프면 주저하지 말고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미리 보험의 보장 범위나 프로세스를 확인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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