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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저널리즘이란 무엇인가?

제품보다 중요한 ‘브랜드의 시선’

by 혜온

브랜드 저널리즘, 왜 주목받는가

우리는 매일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접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떤 브랜드는 당신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오래도록 기억에 남고, 어떤 브랜드는 쉽게 잊히고 맙니다. 이 차이를 만들어내는 힘 중 하나가 바로 ‘브랜드 저널리즘’입니다. 브랜드 저널리즘은 기자가 기사를 쓰듯, 브랜드가 세상과 소비자에 대해 갖고 있는 시각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전략입니다.


이야기는 사람을 움직이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들어온 동화나 신화가 우리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살아남는 것처럼, 브랜드가 들려주는 이야기 역시 소비자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깁니다. 단편적인 광고나 캐치프레이즈를 넘어, 브랜드가 스스로의 진정성 있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소비자는 브랜드를 ‘정보’가 아닌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739984c5051bf6de213c531dbc810041.jpg Small Hours ┃Christopher Doyle & Co


마케팅 이상의 가치, 브랜드 저널리즘이 만드는 연결

혹자는 브랜드 저널리즘을 “마케팅을 더 멋지게 포장한 것 아닌가?”라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홍보성 콘텐츠가 아니라, 브랜드 저널리즘은 브랜드가 지닌 가치관과 세상을 보는 관점을 담아내는 하나의 ‘저널리즘’적 활동입니다.


브랜드는 스스로 취재원이 되기도 하고, 또 직접 콘텐츠를 기획하고 생산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핵심은 소비자가 원하는 이야기를 찾고, 브랜드와 소비자의 세계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마치 유능한 기자가 독자가 궁금해하는 정보를 발굴하고, 그 안에 의미를 부여해 전달하는 것과 같습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커피 브랜드가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별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그 과정을 소비자와 공유한다면, 단순히 ‘제품을 판다’가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만든다’는 메시지가 더 크게 다가올 것입니다. 브랜드가 멀리서 관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이슈를 만들고 목소리를 내는 주체가 된다면 소비자는 그 브랜드가 전하는 이야기 속으로 더욱 깊이 들어오게 됩니다.


26fd2c791df7b95a234bde19aee91f83.jpg In the blur of life, find your focus


소비자가 브랜드의 이야기에 빠져드는 순간

브랜드 저널리즘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어떤 콘텐츠를 만들 것인가’보다 먼저, ‘왜 이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수많은 브랜드가 SNS와 블로그, 유튜브에 가지각색의 이야기를 쏟아내는 지금, 소비자에게 진짜 중요한 것은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와 ‘그 가치가 나와 어떻게 연결되는가’입니다.


사람들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광고보다, 자신이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에 마음을 더 쉽게 내어줍니다. 때문에 브랜드가 세상에서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를 모으고, 그 의미를 자신만의 관점으로 풀어내며, 최종적으로 콘텐츠 형태로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전 과정에는 저널리즘적 시각이 필수적입니다. 사실에 기반한 진솔한 이야기를 제시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와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것이 브랜드 저널리즘의 본질입니다.


예를 들어, 외식 업계에서 꾸준히 성장해온 브랜드가 있다면 단지 “이번 달 신메뉴 출시!”라는 사실을 전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새로운 재료를 찾기 위해 산지를 직접 탐방했고, 지역 농가와의 협업으로 품질과 지역 경제를 동시에 살렸다”와 같은 스토리를 전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브랜드가 가진 철학을 잘 보여주며, 소비자는 그 가치에 매료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designed by @Katherina_terehova


브랜드 저널리즘이 가져올 수 있는 시너지

브랜드 저널리즘은 기업 내부의 커뮤니케이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회사 임직원이 브랜드 스토리에 공감하고,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가 어떻게 사람들의 생활을 변화시키는지 깨닫게 되면, 그 자체로 하나의 강력한 동기부여가 됩니다.


소비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내부 조직에는 브랜드 자부심을 심어주죠. 나아가 언론, 미디어, 소비자가 모두 ‘브랜드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재생산해가는 과정에서 브랜드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가치를 다양한 채널로 확산시키게 됩니다.




브랜드 저널리즘은 궁극적으로 '내가 만들고 싶은 이야기를, 소비자가 듣고 싶어 하는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브랜드가 먼저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를 명확히 정의하는 과정이 필수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진정성 있게 만들어가야 합니다.


혹시 당신이 “왜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라고 생각한다면, 소비자와의 ‘관계 맺기’라는 측면을 떠올려 보세요. 우리는 더 이상 단순한 광고 카피에 반응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브랜드가 가진 내면, 즉 스토리의 깊이가 소비자와 브랜드를 연결합니다.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지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면, 브랜드는 스스로 ‘기록자’이자 ‘저널리스트’가 되어 세상과 대화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그 대화 속에서 브랜드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이미지와 신뢰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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