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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香水) 뿌리고 맡는 향수(鄕愁: 고향의 정취)

‘샤넬 넘버 5’ 탄생 배경…

by DKNY JD


향수(perfume)는 향료를 알코올 등 휘발성 물질에 용해시켜 희석시킨 화장품’을 지칭한다.


향수의 향을 연구하고 향료를 첨가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조향사(調香師, perfumer)'라고 한다.


유럽인이 잘 안 씻어서 몸에 냄새가 나, 이로부터 벗어나기 위하 향수 문화가 발달했다는 건 큰 오해다.


옛날에 향수는 어마무시하게 고가였다.


몸에서 나는 나쁜 냄새를 가리는데 향수를 뿌리기에는 너무 나 역부족이었다.


중세 유럽에서 향수는 공무원의 6개월 월급에 가까운 가격의 초호화품이었다.


오늘날 알코올이 들어간 최초의 향수는 1709년 독일 쾰른에서 요한 마리아 파리나에 의해 발명된 ‘Eau de Cologne(오 데 콜론, 쾰른의 물)’이다.


원명은 독일어로 Kölnisch Wasser(쾰른의 물)다.


그러나 독일어로는 시장에 어필하기 힘들었기에, 프랑스어로 바꿔 마케팅을 전개, 대박 난 케이스가 바로 이 오데 콜롱이다.


지명 ’Cologne‘이 향수의 대명사로 불리게 된 사연이다.


오데 콜론은 그야말로 향수의 대명사로 불리며, 유럽에서 대박을 쳤다.


“조향이란 작곡과 같아요. 나는 향기로 왈츠도, 장송곡도 만들 수 있습니다.”


전설적인 향수로 불리는 ‘샤넬 넘버 5’를 만든 샤넬 간판 조향사, 에르네스트 보가 은퇴를 앞두고 남긴 유명한 말이다.


이런 연유에서인지, 향수 속 향기의 성격을 표현할 때 쓰는 단어 ‘노트’도 음표를 뜻하는 영어 단어에서 왔다.


탑노트(상향, Top note), 미들노트(중 향, Middle note), 베이스 노트(하향, Base note)로 구분된다.


탑 노트는 제품에 대한 첫인상을 결정짓는 향이다.


주로 시트러스(오렌지계열), 플로럴(꽃) 노트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미들 노트는 첫 향인 탑 노트가 사라지면서 나는 향으로 향수의 중간 부분을 담당하는 안정되고 조화로운 향이다.


베이스 노트는 한참 후에 천천히 올라오는 향이다.


가장 나중에 느껴지는 향이자 가장 오래 남는 향으로, 향의 기본 품질과 성격, 지속성에 영향을 미치는 향이다.


주로 우드(나무), 베티버(베티버 식물 추출물), 오크모스(참나무 이끼), 바닐라 등과 같은 무거운 향료들이 이 베이스노트에 해당된다.


명품 향수는 크게 ‘패션 향수’와 ‘니치(Niche) 향수’로 나뉜다.


패션 향수는 향수 이외에 의류와 액세서리도 다루는 하이 엔드 명품 브랜드(샤넬, 디올, 입생로랑, 프라다 등등)를 지칭하며, 니치 향수는 향수만 다루는 브랜드(조말론, 딥티크, 바이레도 등)를 뜻한다.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패션 향수는 대중적인 향, 니치 향수는 개성적인 향을 지니고 있음이 특징이다.


오로지 개인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개발된 향수가 곧 니치 향수다.


요컨대 아로마 세러피라고 불리는 것이 여기서 파생된 것이다.


니치라는 용어는 철학자 니체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데, “상류층에서 매우 극소수의 개성적인 향을 만든 것에서 파생된 용어”로 나무위키는 정의하고 있다.


향수 대중화를 이끈 ‘샤넬 넘버 5’는 마를린 먼로의 상징이자 마릴 린 먼로 때문에 대박 난 향수다.


“잘 때 뭘 입고 자느냐?” 는 기자의 질문에 마릴린 먼로가 “샤넬 넘버 5 두 방울”이라고 답하면 서다.


‘넘버 5’ 유래도 흥미롭다.


전속 조향사가 여러 개의 향수 샘플을 가져와 샤넬에게 냄새를 맡게 했는데, 샤넬이 이 중 다섯 번째 샘플을 골랐다고 해서 부쳐진 향수 이름이 ‘샤넬 넘버 5’다.


향수의 3대 명품 원료 모두는 프랑스 남부 그라스 산지에서 채취한다.


5월에만 피는 장미인 메이로즈, 두 번째 원료인 아이리스, 마지막은 재스민이다.


샤넬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꽃은 바로 흰색 카멜리아, 즉 동백꽃이다.


패션 제국 샤넬을 일으킨 디자이너 가브리엘 샤넬은 이 카멜리아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사랑했던 남자친구 보이 카펠에게 이 카멜리아의 향기를 담은 향수를 선물하고자 했다.


하지만 카멜리아의 가장 치명적 단점은 ‘향기가 없다’는 것.


이에 샤넬의 간판급 조향사, 에르네스트 보는 카멜리아와 닮은 꽃인 ‘가드니아(치자)‘ 꽃을 찾아냈다.


그런데 치자꽃 또한 꽃잎이 예민해 작은 상처에도 금방 향이 사라져 버렸고, 향수를 만들 수 없는 꽃이란 결론이 내려졌다.


그럼 우리가 아는 가드니아, 카멜리아로 불리는 샤넬 향수는 도대체 어떤 향이란 말인가?


바로 ‘이미지 조향’으로 제조된 향수다.


즉 조향사 보가 ‘이 꽃에서는 이런 향기가 나겠지’라고 상상하며 만든 향수다.


샤넬을 비롯한 다양한 향수 브랜드를 만나다 보면 친숙하게 만나는 세 가지 단어가 있다.


바로 ‘파팡·퍼퓸·투알레트’다. 이 세 가지 향수의 차이는 뭘까?


바로 농도의 차이다.


투알레트는 가장 가벼운 향으로, 퍼퓸, 파팡으로 갈수록 그 농도가 짙어지고 지속력도 길어진다.


‘ 니치향수’의 배경을 음미해 보자.


향수를 통해서 나만의 정체성과 가치를 느껴 보는 것도 또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의 정취가 베인 향수를 냄새 맡게 해주는 것도, 그리고 더 나아가 객지에 있다면, 고향을 소환해 고향의 향수를 음미하는 것도 나빠 보이지 않는 고즈넉한 주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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