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의 탈피
2016년 1월30일 4개월이 또 흘러가고 두 번째 휴가가 찾아왔다.
그사이 난 새해 첫 시작을 말라리아와 함께 하였고, 살면서 두 번째로 병원에 일주일간 입원을 하였다. 퇴원 후 현장복귀시 닥터슬럼프같은 공사팀 차장님은 병원에 입원한 동안 내 급여가 얼마인줄 아냐부터 해서 원가를 까먹는다는 말부터 들었다.
정말 두 번째 휴가가 간절하게 기다려졌다.
두 번째휴가지로 포르투갈 리스본과 포르투를 정했다.
이 두 곳을 정한이유는 정말 단순하였다.
내가 좋아하는 여행프로그램인 ‘꽃보다 할배’에 출연한 ‘구야형 신구’할아버지가 스페인여행의 여운을 이어 리스본으로 여행을 간 걸 보고 아 나도 가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영상효과인지는 몰라도, 신구할아버지가 가이드 분과 인생얘기를 나누는 장면, 바삭바삭한 에그타르트를 먹는 장면, 샹그리아에 소주를 타먹는 장면은 리스본으로 오라는 거처럼 느껴졌다.
첫 번째 휴가와 같은 루트로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까지 와서 니스와 가는 방법과 동일하게 리스본으로 가는 비행기로 환승해서 약 2시간의 비행시간이 흘러 리스본에 도착했다.
2시간 동안 졸렸는지 창문 옆에 머리를 기대고 숙면아닌 숙면을 취했다.
드디어 리스본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호시우 광장에 자리잡은 숙소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갔다.
약 30분도 안걸렸던 기억인데, 숙소에 금방 갈 수 있어서 그저 좋았다.
호시우 광장에 도착해서 숙소를 들어가고, 숙소에서 호시우 광장을 보는순간 어 머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자이크타일처럼 보이는 광장바닥은 내가 그동안 다녀봤던 유럽국가들의 광장과는 달랐다.
그저 발바닥만한 돌들로 광장바닥이 구성된 줄 알았는데, 정성이 엄청나게 들어간 모자이크타일처럼 보이는 광장바닥에 유럽 광장에 대한 편견이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었다.
오후 3시 즈음 N포털사이트 유럽여행 카페에서 미리 컨택을 한 동행분들과 호시우 광장에서 만났다. 우선 코메르시우 광장에 가서 인증샷을 남겼다.
코메르시우 광장은 호시우광장과는 다른 분위기 였으며, 광장 앞에 큰 배가 있으면 딱 어울리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망망대해로 가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해가지고 저녁먹을 시간이 되자, 동행분께서 알아본 나름 리스본 맛집이라는 곳에 갔다. 해산물 요리집인데, 평소 해산물을 잘 먹지 않는 나로서는 원치 않은 메뉴였다.
주로 대구 요리가 중심이었는데, 마침 요리 중에 국물요리가 있어서 내심 잘 됬다 생각이 들었다.
비주얼은 매운탕인데 맛은 매운건 없고 담백하였다. 여기에 소주랑 먹어도 어울리겠다 생각이 들었다.
유럽에서는 국물요리를 보기가 쉽지 않은데 리스본에 와서 직접 보게되고 먹게되어서,
먹는거에 대한 편견 또한 벗어났다.
포르투갈이라는 나라에 오기 전 포르투갈어를 쓰는 점에서 영어가 통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
주로 큼지막핰 돌을 많이 쓰는 건축·토목양식일 거라는 생각,
국물요리는 없을 거라는 생각
다 편견이었다.
오히려 포르투갈인들이 옆나라 스페인과는 다르게 여유있게 영어를 유창하게 쓰고,
타일이 주로 많이 사용되었다는 점,
국물요리가 있고, 맛도 우리나라사람들에게도 적합하다는 점,
온지 하루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다음에 언제 또 오지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맛있는 저녁을 먹고
리스본의 상징인 노란색 전차를 타고 리스본 골목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리스본에서의 첫날을 마무리 하였다.
말라리아로 인한 심리적 후유증에서 편견을 벗게 해준 리스본 그 자체를 통하여 말끔히 벗어날 수 있었으며, 포르투 또한 어떤 또 편견을 벗겨줄지에 대한 기대와 함께 점점 나에게 포르투로 넘어가는 날이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