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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인 Feb 28. 2024

슬기로운 소비생활.5

고정지출에 대하여

어제는 찬바람이 불더니 오늘은 또 햇살같은 바람이 부는 알다가도 모를 시기인 요즘입니다. 저는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맑은 날 하늘을 보며 기분이 좋았다가 잠깐 그늘이 드리우면 가라앉다 퇴근길 노을이 붉어지면 가슴 벅차하기도 하거든요. 민감한 성격이 이럴 때는 많은 걸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 감사하기도 한 요즘입니다.


오늘 아침 문득 출근준비를 하는데 1, 2월, 올해가 시작되고 2개월이 흘렀더라구요. 그동안 독자님들은 어떤 두 달을 보내셨을까요? 저는 제가 뜻한 바를 꽤 놓지않고 있었던 것 같아 뿌듯함을 느꼈답니다. 행동은 늘 경거망동하고 가볍기가 두 말하면 잔소리지만 올해 초 제가 원했던 고정지출 리스트 정리가 얼추 되다보니 기록해놓을 겸 독자님들과 공유를 해볼까 합니다. 오늘의 글은 <고정지출>에 대한 글입니다.


통신비(인터넷, 휴대폰)

고정지출을 줄이기로 마음을 먹고 가장 먼저 한 일은 통신비 다이어트였어요. 인터넷이야 줄이고 줄인다 하더라도 2만원대가 알아본 바로는 최선이었고, 휴대폰은 역시 이름처럼 알뜰한 알뜰폰이 가장 저렴했답니다. 알뜰폰은 두번째 경험하고 있는 중인데요. 저는 주 통신사들에서 혜택을 많이 타먹지 못하던 호갱으로서 알뜰폰의 실용성이 참 마음에 듭니다. 활용하지 못하는 혜택은 신용카드처럼 과감히 버리고 포기할 줄 알아야 하는 것 같아요. 저처럼 영화 할인, 편의점 할인을 매번 까먹고 후회하신다면 그 할인 받을 금액을 차라리 요금에서 빼보시는 건 어떨까요. 둔한건지 통화품질이 크게 차이나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통화량, 데이터량이 넉넉해야하는 저는 8만원대에서 3만원대로 절감할 수 있었답니다.


기부금, 봉사활동 동호회 회비

휴대폰 요금에서 빠진만큼 이쪽으로 흘러들어갔네요. 저는 1월 어느 날 잠에서 깨어 갑자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질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제가 할 수 있는만큼이요. 욕심을 내진 않았어요. 월 1만원씩 두 군데 정기기부를 신청했고, 봉사활동 동호회를 가입해 지금까지 1번의 봉사활동에 참가했어요. 저의 다른 글에서도 보실 수 있겠지만 저에게 '부모'나 '가정'이란 단어의 의미는 조금 남다릅니다. 애틋하진 않아도 늘 그 단어를 마음에 담으면 어딘가 모르게 아리는 걸 느껴요. 그래서 정기기부를 알아볼 때도 제 작은 기부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두 곳을 골라 각각 1만원씩 신청했답니다. 좋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긴 하지만 이왕 하는 기부, 연말정산까지 신청해뒀으니 저에겐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일이에요. 관심이 있는 곳에 기부를 하는 것도 나를 성장시키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싶습니다.


주거비(전세자금 대출이자, 관리비)

개인사정으로 급히 집을 구하며 나름 저렴한 시세의 집에 들어갔다고는 하나 여윳돈이 부족한 상황이라 큰 혜택 받지 못 하고 전세자금대출로 거처를 마련했었어요. 청년에 해당되어 다행스럽게 비교적 낮은 이율이긴 하지만 워낙 큰 금액에 적용되는 이율이다 보니 부담은 부담이더라구요. 가전, 가구까지 고려해서 제 수준에는 조금 과한 집으로 가게 되었다보니 관리비까지 계산하면 월급의 1/5 수준까지 차지하게 되었어요. 물론, 당시 상황이나 현재의 제 컨디션을 고려하면 완벽하게 후회는 없어요. 최선의 선택이었거든요. 다만 빠른 시일 내에 여윳돈을 만들어 대출 갈아타기를 실행해야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혜택은 해당되는 사람들에게 타먹으라고 있는 거니까요.


위 내용 말고도 고정지출은 짜잘하게 많습니다만, 대체로 저에게 영향을 주는 것들만 3가지 추려 적어봤습니다. 고정지출을 줄이면서 느낀 것은  변동지출 관리하는 게 어렵다는 것이고, 고정지출을 일정수준 지켜내는 것이 기본적인 방향이라는 것입니다.


재정상황이라는 것이 사람들 개개인마다 워낙 다양하고 복잡하다보니 일정 수준이라는 것을 측정하기가 참 까다로워 보이는데요. 그럼에도 본인의 수준 안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행복하지 않더라도 뿌듯하게 살아가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며 또 제 가치관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글의 머릿말에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부자가 되길 원하지 않습니다. 인생을 향유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에 늘 서있지요. 재정적으로는 부족할지 모르겠으나(객관적으로) 저는 요즘 마음이 넉넉하답니다.


늘 그런 날 되셨으면 합니다. 오늘도 마음 넉넉한 소비생활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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