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인 Mar 13. 2024

슬기로운 소비생활.7

안녕하세요. 찬 공기와 먹구름으로 며칠이 지난 것 같은데 오늘은 봄내음 나는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날이네요. 봄이 오긴 하려나 봅니다. 올 봄은 어느 봄보다도 더 기대가 되는데, 그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동면에 들었던 것도 아닌데 유난스럽게 올해 봄은 몸도 움직이고 내면적으로도 밝아져보려는 의지가 강네요.


의류비

저는 쇼핑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인데요. 음식을 고르라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선택할 수 있지만 이상하게 옷이나 신발 같은 물건을 사는 것에는 영 취미도 특기도 없거든요. 자칭 패션테러범이라 코디를 홀딱 벗겨오지 않는 이상 가지고 있는 아이템과 조합을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안 온달까요.


그런 제가 얼마만인지 모를 옷 쇼핑을 했습니다. 게다가 저에겐 엄청난 의미를 가지는 봄옷 쇼핑이었지요. 옷도 잘 안 사는 저에게 간절기 옷이란 사치였어요. 잠깐만 참으면 지나갈 계절을 위해 제 한정된 자원을 쓴다니요. 그래서 가을에 이미 겨울이 되어있다거나, 봄에 여름이 되어있다거나 하는 계절을 비껴간 코디를 하고는 했습니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올 봄에는 계절에 맞게 좀 입어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야상자켓과 숏 트렌치 코트를 구매했습니다. 배를 아직 받지 못 해서 이 기다림의 묘미까지 상당히 설레네요. 받자마자 부지런히 입어야 값어치를 할텐데 하는 괜한 걱정도 들어요. 그래도 성의를 다해 고른만큼 알차게 봄기분 느끼며 따스히 잘 입어보겠습니다.


테니스 레슨 비용

운동에는 영 젬병인 사람이에요. 그런데 상당한 외압에 의해 시도해봤었던 운동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테니스'에요. 회사 공식(?) 스포츠라 테니스를 배운다고 운만 띄워도 훈수 두시는 분들이 수두룩 빽빽하답니다. 재작년에 처음 레슨이란 것을 받았었고 반 년 정도를 배워보다가 경제적인 이유, 일정상 어려움으로 중단을 했었어요. 그러다가 이번에 인사발령으로 타 기관에 오게 되었는데 레슨할 때 사둔 테니스 라켓과 테니스화가 차 트렁크에서 자꾸 눈에 거슬리는 거에요. 제가 처음 사본 운동용품이기도 했고 예쁜 것들만 골라 산 것이라 애정이 있기도 했었기 때문이죠. 다른 운동을 해볼까 하다가도 용품이 아까워서 다시 테니스로 마음이 돌아온 것도 있답니다.


그래서 집 근처 실내테니스장에 레슨을 끊었어요. 올해 테니스 하나는 제대로 잡고가겠다 굳게 마음을 먹으면서요. 회사에서도 점심 때마다 랠리를 하고 훈수를 감사히 듣고 있지만 전문적으로 자세를 잡아줄 코치님이 필요하겠더라구요. 과감히 질렀습니다. 투자가치는 충분한 것 같아요. 정말 올해는 마스터해볼 거에요. 아, 테니스 레슨을 끊은 대신 아파트 커뮤니티 헬스장은 회사 헬스장으로 대체를 해볼까 해요.


여담이지만, 건강에 관련한 비용은 아끼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희 부모님만 해도 건강검진하면 어떤 게 발견될지 몰라 건강검진을 따로 하시지 않는다고 하시는데요. 비용문제가 아니더라도 건강은 사전에 지켜내는 게 중요해요. 병을 얻고 몸이 망가진 뒤에 고치기엔 더 많은 돈과 시간, 노력이 들어가니까요. 저도 여전히 술이나 다른 것들로 몸을 망가뜨리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이제부터라도 현상유지를 해보려고 하는 중이에요. 함께 오래 건강하게 지내봐요!


대학교 구내식당 (학식..s2)

저는 직장인이면서 야간대 학생으로 재학 중입니다. 저번주 개강한 이후로 저의 저녁식사는 모두 학교에서 해결하고 있는데요. 제 배꼽시계는 퇴근을 했다하면 알아서 울리게 되어서 부랴부랴 학교 도착해 식당부터 찾는답니다. 학교 구경도 할 겸 구내식당 2곳과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했는데요. 예전보다는 많이 올랐다고는 하나 바깥 식당보다는 싼 편이라 즐겨찾게 되더라구요.


돈가스 5천 3백원, 참치마요 5천원.. 한 끼를 5천원으로 뚝딱 해결할 수 있는 게 참 좋아요. 메뉴도 다양하고 맛도 속세의 맛이라 너무 든든하죠. 이렇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생겨서 저녁 식비가 많이 줄었어요. 그런데 한 끼 5천원도 조금 더 줄여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고민하는 중이랍니다. 퇴근 후 바로 가는 거라 도시락도 싸기 애매하고, 편의점에서 대충 때우기는 또 싫더라구요. 방법이 나오면 꼭 공유해드릴게요.


이렇게 또 저의 소비를 하나씩 짚어보았는데요. 이번 주는 큼직큼직한 지출이 많았던 것 같아요. 주변 환경에 따라 지출이 변동되는 것도 있는 것 같아 휩쓸리지 않도록 제 환경을 만드는 데에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또, 돈을 아끼고 모은다는 것이 결국 다른 필요한 곳에 쓰기 위함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돈을 아끼는 거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하나씩 안 좋은 습관들이 고쳐지고 좋은 습관이 하나씩 생기는 걸 느낄 때마다 저라는 사람이 조금 더 단단해져가는 느낌이라 뿌듯해요.


3월의 시작이 좋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회사를 가서 일하다가 저녁에는 학교에 가서 눈을 반짝이며 수업을 듣고 집에 들어갈 때는 녹초가 되어 다음 날 또 겨우겨우 일어나는 하루의 반복입니다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하다 보니 조그마한 성장의 가능성들이 보이는 듯 해요. 이렇게 이번 달도 가득 채워 살아보렵니다. 때로는 느슨할 줄도 알아야하고 지금의 저처럼 바쁜 시간을 살 때도 있겠지요. 각자의 속도대로 늘 만족스러운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