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척하기 (1)
요즘 시집은 제목이 인상 깊다. 사실 스타일 자체는 내가 좋아하는 쪽은 아니다. 그럼에도 시는 전체적으로 재밌었다.
재밌다라는 표현이 시에 어울릴까 싶었는데 적절했다.
사는 게 모순적일 때라고 느낄 때면 생각을 멈추기로 한다. 잡생각이 너무 많아서 탈인데 원데이 투데이도 아니고 이젠 익숙하다.
에세이라니로 글 쓰는 건 너무나 좋지만 만 원을 내는 건 너무나 싫다. 물론 만 원의 값어치를 안 하는 건 아니다. 공간 대여와 책까지 주니까. 사실 만 원을 넘을 거다. 그렇지만 나는 책도 필요 없고 돈 내고 글 쓴다는 기분이 별로다. 너무 꼬인 생각이지만 싫은 건 싫다고 말하는 게 죄는 아니니까. 물론 앞에선 못 말하지만.
이번 주제는 사랑이었다. 밝은 글을 쓰라는 의도였는데 나는 이번에도 밝은 글이 나오질 않았다. 나름 재밌는 걸 쓰고 싶었는데 뭐랄까. 그렇게 안 읽힌다가 맞을려나. 어렵다.
감자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었다. 이렇게 쉽게 감자를 삶을 수 있구나. 거의 모든 기쁨은 사소한 곳에서 발현된다. 이소연 시인은 생일 파티가 끝나자 거의 모든 기쁨이 사라졌다고 하는데 나는 생일 파티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 되게 하고 싶었는데 날짜 때문에 항상 시험과 겹쳐질 때가 많았고 친구도 많지 않았던 터라,,
스무 살에 케이크를 사준 형들을 잊지 못하지만 동기가 했던 말도 잊질 못 한다. 말 한마디가 관계를 단절시켰다. 가끔은 짱구처럼 모든 걸 웃어 넘기고 싶은데 그게 잘 되질 않는다. 쉽지가 않고 익숙해지지도 않는다.
예민함이 좋은 걸까. 월요일 화요일은 너무 피곤했고 이번 주는 유독 길게 느껴질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