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의 성장일기 153
벽돌시리즈 백오십 삼 번째
나의 말에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일단 나는 책을 또래보다 많이 읽었다고는 자칭(?) 생각한다. 어디까지나 편식이지만 예전엔 자기 계발서 그리고 최근엔 심리학, 역사, 정치외교 한정으로 말이다. 그래서 그 외의 타 분야의 정보나 지식을 통해 무언가를 성취하고자 하는 분들껜 별로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오늘 글의 주제를 꺼내든 이유는 아무래도 작심삼일을 많이 하시는 분도 계시고 나도 정신 차리고, 각자 최근에 읽은 책들이 인상이 깊어 "나도 해봐야겠다" 하시는 분들을 위한 일말의 영감이다.
김하늘 씨는 28살 여성이며 미라클모닝의 유행을 타서 9시 출근 전에 부랴부랴 급히 일어나던 첫 시작을 6시로 변경한다. 알람 3개 이상은 맞춰놓고 자야 비몽사몽인 채로 일어날 때도 있지만 대부분 기상한지 얼마 안 지나서 다시 잠을 자는 경우도 있다. 일단 그녀는 미라클모닝을 염두에 두고 하루를 시작하고 출근 후 회사에선 뼈 빠지게 갈려나간 후 퇴근 전까지 부랴부랴 마감을 하고 귀가한다. 요즘 물가가 비싸서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그냥 집에서 샐러드를 먹고 나서 가볍게 아파트 한 바퀴를 산책하며 이윽고 필라테스를 하러 길을 떠난다.
하도 회사에서 구부정하게 컴퓨터만 바라보자니 허리가 안 좋아져 자세교정도 할 겸 다이어트도 해야 해서 필라테스를 나가지만 유연성을 기르는 것은 너무 힘들다. 집에 와서 삭신이 쑤시지만 갓생을 산다며 오늘은 자기 계발을 하기 위해 책을 펼쳐본다. 하지만 그러기엔 아까 냉장고에서 본 소시지와 탄산음료가 눈에서 아른 거린다. 이내 견뎌내려 하지만 타협을 본다. 탄산음료만 먹기로. 조금 즐거운 마음에 책을 펼쳐 읽으려다가 얼마못가 소파에서 넷플릭스를 켜게 된다. 책에서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 독려하지만 오늘도 역시나 쉽지 않다.
자. 특정 인물의 실제적인 일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회사 다니는 우리 멤버들의 일상을 그동안 듣고 취합해서 "김하늘"이라는 여성을 창조해 보았다. 회사가 하루에 절반이상을 차지하지만 그럼에도 경제적 자립과 자기 관리를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우리들의 일상을 서술해 보았다. 나도 프로작심러라 누구한테 뭐라고 조언해 줄 정도는 아니지만 적어도 몇몇 부분에서는 효과가 있어 내가 경험한 것을 토대로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
김하늘 씨와 같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일상에서 해야 하는 것들과 그리고 하고 싶은 것들의 파도 속에서 해야 하는 것들에 이미 에너지는 쏟아내서 고갈에 가까운 상태다. 회사 다니면서 장래를 위해 무언가를 준비하기란 여간 힘들다. 그래서 회사를 다니며 육아도 하면서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사례를 본 적이 있는데 니체가 말하는 초인이란 저런 사람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여하튼 워라밸을 중요시한다지만 워라밸을 중요시한다는 말은 그만큼 개인적으로 할 것들과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서 더더욱 추구하는 것도 크다.
휴식도 그중에 하나일 테고. 하지만 자기 관리나 습관을 만들려고 한다면 내가 가장 말하고 싶은 것은 얼마 안 되는 본인 에너지는 아직 초짜 수준인데 벌써부터 CEO급으로 활동하려 한다는 점이다. 에너지가 커지는 것은 나도 어느 순간 신경을 안 쓴 채 습관을 당연시하는 수준에서 에너지가 낭비되지 않는 후에나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간과하는 것은 책들이 제시하는 여러 자기 계발법을 흡수하다 보니 하루아침에 여러 개를 하려 한다는 점이 굉장히 치명적인 실패의 지름길이라는 점이다.
김하늘 씨도 출근 전 아무리 부지런해도 두 시간 전에 일어나 후딱 씻고 화장하고 나가는 것이 일상이었지만 어느새 6시에 일어나는 것이 하루의 시작으로 잡은 셈이고 평소에는 집에서 홈트를 하겠다고 주변 친구들한테 이야기를 해놓고 간헐적으로만 하다가 이내 새해가 되자 아파트 산책에 필라테스까지 한다면 스케일이 커진 셈인데 집에 와보면 그 에너지가 당연히 고갈되어 더 이상 의지랄게 없어지는 건 당연하다.
고갈된 의지력으로 샐러드만 먹고 책을 읽고 하루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어느새 탄산음료를 마시고 소파에서 못 본 넷플릭스 드라마로 시간을 보낸다. 다음날이 되면 이 중에 과연 몇 개나 달성할 것이며 이번주에 과연 목표한 대로 운동을 잘할 수 있을까? 결국 현재 가지고 있는 것으로 우리가 좋아하는 가성비를 도출해내야 한다. 내 에너지가 아직 40 수준인데 30이 회사에서 나갔다면 나머지 10으로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이미 나만의 스케줄은 회사 수준의 30으로 책정되어 있다. 당연히 결과는 필패일 것이고 내가 이것을 깨닫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특히 완벽주의와 미루기로 사상이 무장되었던 나는 더더욱 그런 사실을 용납하기가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 우리가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의지력을 실체화한다면 스스로 쓸 수 있는 육체,정신적 에너지다. 그러면 또 에너지란 무엇이냐 하면 흔히 "당 떨어진다"라고 할만한 영양보충이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진리이다. 그래서 소프트웨어가 잘 돌아가려면 하드웨어가 받쳐줘야 하는데 하드웨어부터 이미 가라앉기 일보직전이라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기능을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컴퓨터 본체를 두들기면 가끔 정신 차리듯 이 문제를 우리는 자기 계발 콘텐츠나 명언들을 보며 동기부여나 충격요법을 통해 다짐한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셈이다.
글이 길어져 오늘은 여기까지만 쓰겠다. 결론은 뭐다? 선택과 집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