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의 성장일기 155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백오십 오 번째
여기까지 벽돌시리즈 5권을 마치고 다음 6권에서 계속됩니다!
아침 10시에 녹음을 하러 가고 집에 돌아오면 12시 정도 된다. 편집하니 어느새 3시가 다 되어 마치고 눈이 감겨 잠을 자다가 일어나서 어찌어찌하니 방송시간이 다가와 들어봤다. 오늘은 습관 만들기에 대한 나만의 생각을 청자에게 전했는데 프로그램을 떠나서 내 목소리를 녹음하거나 영상 몇 초 찍어서 들어본 것 이외에 최근에서야 몇 시간씩 듣는 것을 보면 내가 말할 때 듣는 나의 목소리와 3자 입장에서 듣는 목소리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도 생각이 확장되어 보니 주관적인 생각, 아이디어 혹은 세계관이 떠오른다면 내가 보기엔 엄청난 계획 혹은 놀라운 아이디어일지는 몰라도 정작 밖으로 꺼내놓으면 식어버린 국밥처럼 미지근하다 못해 외면하는 반응밖에 없을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나는 유일한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이디어가 풍부하다는 자부심을 가지고는 있었는데 이걸 꽁꽁 싸매고 누군가 훔쳐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던 적이 있다.
근데 그런 생각을 나도 할 수 있고 철수랑 영희도 할 수가 있다. 물론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도둑맞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그런 파렴치한 사람들을 보면 뒤통수가 아려올 때도 있겠지만 모든 것을 개방하진 않더라도 어느 정도 제삼자에게 피드백을 받는 기회라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 근래 읽고 있는 경영학 책은 자영업자들이 대부분 망하는 이유 중 하나가 객관적인 평가를 두려워한다는 설명이 있었는데 공감이 갔다.
백종원 아저씨가 나온 프로그램을 보지는 않았지만 자영업 식당에 찾아가 피드백이나 따끔한 소리를 해주고 발전시키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한 시간에 얼마 받을지도 모를 그런 귀중한 팁을 귀에 흘려듣고 개선하지 않는 식당 사장님도 있어 아집인지 오기인지 모를 혹은 "왜 그러면 방송 출연을 한 거지?"라고 생각하게 된다. 어쩌면 냉정한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누가 그런 소리를 좋아하겠는가? 다 싫어하지.
그래서 제삼자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부족한 점을 인정하는 사람들은 용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도 겁쟁이 이불속에 숨어있는 지라 여전히 그런 평가에 대해 겁부터 나긴 한다. 그럼에도 주관에 매몰되어 아집으로 나중에 더 욕을 바가지로 먹는 방송 출연한 사장을 반면교사 삼아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모임을 이끌면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라는 이야기를 했었지만 그건 그거고, 남들은 아니라고 하는데 내가 맞다고 아집을 부리면 그건 피드백을 받아야 할 부분이지 않나 싶다.
부부상담의 사례에서 가정불화로 찾아온 부부가 서로 간의 의견이 타협되지 않아서 남편이든 아내든 칼로 물베기식 자존심과 아집을 부리는 경우가 있어 오히려 불이 더 커지는 경우가 많다. 제삼자인 상담사가 보기엔 그냥 일정 부분 양보하거나 단순한 말 한마디가 배우자의 아픈 마음을 살살 녹게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한 마디나 행동하는 것을 어떻게든 안 하려 한다. 나이가 들수록 고집이 강해지기에 중년 부부들은 애초에 부부상담을 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미미할 것이다.
또 아집을 내려놓고 피드백을 듣는다곤 하지만 정작 지속적으로 개선의 여지가 없으면 솔루션을 제공하고 한 주 뒤에 찾아가 보니 여전히 주방이 난장판인 식당처럼 해주나 마나 "이 인간은 답이 없구나"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서 더 이상 그 어떤 발전적인 방안을 의논할 기회조차 사라질 수도 있다. 아 맞다 그런 것도 있겠지, 추석이나 설날에 꼬장 부리는 친척이 잔소리 폭탄을 해대며 스트레스 주는 것과 내가 말하는 피드백은 당연히 몇백 광년쯤 떨어진 이야기라는 걸 당연히 알아주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