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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Jan 21. 2024

분리된 세계 : 미얀마편

대학원생의 성장일기 158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백오십 팔번째


독재자를 알아가다보면 모든 사회속에서도 독재자들은 풍부히 존재한다. 기업에서부터 봉사단체 그리고 마을공동체까지. 그렇게 따지면 전세계에 독재자들이 정말 드릅게 많다. 증말. 세계 국가의 수가 대략 약 200여개인데 30프로 정도가 권위주의 정권, 독재자가 지배하는 국가다. 민심과 동떨어진 국가가 워낙 많지만 악랄한 국가를 넘어 아예 전국민을 노예화시켜 계층사회가 되어 분류화한 군사국가들이 있다. 오늘은 북한이 아니고 미얀마다.



미얀마하면 아웅산 수치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아웅산 수치는 독립영웅 아웅산의 딸로써 아웅산이 성웅급이라 군부가 쉽사리 건드리지 못하는 인물이다.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싸우고는 있는데. 싸우고는 "있는데"라고 하는 것은 아웅산 수치도 마냥 순수한 인물은 아니기에 그렇다. 여하튼 미얀마는 현재 훌라잉이라는 자가 최고지도자로 군림하고 있으며 철권통치를 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미얀마는 군부의 입김이 계속 불어왔고 혹자는 우리나라가 하나회 숙청에 실패했다면 미얀마처럼 됬을지도 몰랐다는 이야기를 하곤한다.


미얀마 군부는 하나의 국가속에 군대의 개념이 아니라 국가와 군부, 두 거대 단체가 분리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실질적으로 미얀마 군부가 미얀마를 일방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한마디로 종속개념이다. 숙주는 미얀마요 기생충은 군부다. 그래서 미얀마군부는 미얀마인들을 천대하거나 준노예로 생각하고 있다. 독립집단으로 보는 결정적인 이유는 군대가 운영하는 인프라가 국가가 운영하는 인프라와 이원화 되어있어 그들 자체적으로 의료,통신,전기등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미얀마 국민이 소달구지 끌고 있을 때 그들은 트럭들을 쌩쌩몰고 다닌다고 볼수있고 그들의 권력 유지와 인력확보를 위해 미얀마내에서 인원을 뽑는다. 당연한 듯 하지만 어떻게 보면 국민들에게 내리는 은혜인 셈이다. 미얀마인들도 그걸 잘 알아 보장된 출세의 길인 군입대를 선호한다. 그리고 자기내 구역에 들어온 자들은 그들만의 리그가 시작된다. 알음알음 자기들끼리 연이 되어 결혼하고 가족이 병영내에 살아가는 혜택을 받는다. 이렇게 분리된 군인은 서서히 미얀마인의 정체성은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그들의 이웃, 친척이였던 미얀마 사람들 위에 군림하며 특권의식에 찌들어 있다.



미얀마군은 또한 비대할 정도로 군 조직의 갯수가 미국이나 중국급의 수만큼 나뉘어져 있는데 이는 권력 누수를 방지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훌라잉은 굉장히 무색무취의 인간이였다가 최고지도자에 오르게 되었는데 구밀복검같은 자로써 타이밍을 제대로 노리는 정치군인이였다. 결정적인 순간에 미얀마내 소수민족을 탄압하여 군부를 결집시키기도 하거나 아웅산 수치한테도 유화적인 메시지도 보내는 등 정치력을 선보였다. 영화 람보 라스트 블러드편에서 본 사람은 알듯이 작중에 악역으로 미얀마군이 등장한다.


그들은 잡혀온 국민을 논에 풀어놓고 도망치게 하며 인간사냥을 하는데 도망가는 사람들은 논에 묻힌 지뢰를 끔찍하게 맞이한다. 영화도 잔인해보이지만 현실은 더욱 스펙타클하다. 훌라잉 이전 탄슈웨 집권 시기에는 수도를 정글 한가운데인 네피도로 옮겨버리는데 이유가 점술사에 조언에 홀려 그랬다는게 유력하다. 더군다나 또 그 이전에 지금의 지옥을 만든 장본인인 네 윈은 화폐 개혁에 이 역시 점술사의 조언에 따라 숫자9가 행운의 숫자라 믿어 9배수의 화폐인 45,90으로 찍어냈다 하는데 중요한건 대다수의 미얀마 국민이 가지고 있던 현금을 휴짓조각으로 날리게 만들었단 점이다.


네윈,탄슈웬,훌라잉의 시기에 국민이 들고 일어났지만 결국 군부의 폭정을 이겨내지 못했다.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미얀마는 2008년 태풍 나르기스가 강타했을 때 국제 원조를 받아낸다. 이 역시 피해자에게 돌아가지는 않고 군인들과 군부관계자에게 넘겨 그들이 암시장에서 한 몫을 거하게 챙기게 했다. 나르기스가 몇십만명을 사망케 했지만 탄슈웨는 황금 안경을 쓰고 미소를 지을뿐이고 방송에선 그들의 치적만 선전할 뿐이였다. 미얀마"군"의 악명은 익히 알려져 국제사회에서 제재대상으로 못이 박혀 있는 당당한 악의 축이 되어있다. 다만 북한이나 이란,시리아의 존재감이 워낙 강해 상대적으로 묻힐 뿐 그보다 더한 국가는 워낙 많다.


잘 알려져 있다는 것은 국제적으로 스케일이 큰 깽판을 친 셈이지만 대부분의 독재국가는 폐쇄적인 성격이 짙은지라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 그런 사례들을 볼때 인간찬가는 막말로 개뿔, 인간회의 그리고 성악설을 지지하게 만들 정도다. 가슴아프지만 현실이다. 이런 사례를 반면교사삼아 제대로 돌아가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태어나서 살아가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고 민주주의는 결국 끊임없이 기름칠해줘야하며 다듬고 관리해야할 체제라고 볼수있다. 시민들의 관심과 정치에 대한 감시가 사라진 순간 민주주의는 필연적으로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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