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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Feb 11. 2024

아들러, 경쟁을 말하다.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179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백칠십 구 번째


몇 년 전에 선풍적으로 인기를 누렸던 책이 있다. 미움받을 용기. 저자는 아들러가 아니지만 일본인이 아들러의 개인 심리학 중 목적론에 의지한 채 메시지를 쉽게 풀어쓴 거 같았다. 그래서 물 들어온 김에 노 젓자는 출판사 혹은 작가의 심정인지 미움받을 용기 2가 나왔지만 글쎄 별로였다. 따로 검색해서 보니 책의 비판점이 아들러가 주장한 메시지와 다르다는 점이 있다는 것인데 여하튼 대중에게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에 흥미가 가게끔 알려준 책이기도 해서 읽어볼 만했던 것 같다. 



언제는 안그랬냐겠지만 모든 사회가 경쟁이며 들어가기는 쉬우나 정상에 오르기는 어려운 분야가 대부분이다. 아들러가 살던 시대도 마찬가지이며 아들러는 자신이 병과 장애를 앓고 있음에 열등감이라는 개념을 더욱 두드러지게 집중하고 연구했던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이 시기가 비약일지 모르지만 오스트리아 그리고 독일 지역이 세계대전 전에도 양면전쟁에 하도 시달린 지역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사회가 위축되고 긴장되어 있지 않았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도 가져본다. 


잘못된 선입견이고 실례지만 농담 삼아 독일인들은 워낙 냉소하거나 딱딱해서 서비스업이 잘 발달되어 있지 않고 그에게 농담하려면 서면으로 전달해야 한다라는 정 없는 이미지로 느끼는 것처럼 아들러도 그 사회 속에서 어릴 때부터 병을 달고 살았던 지라 그런 열등감이 자기를 더욱 옥죘을지도 모를 일이다. 첨언하자면 아들러의 열등감이 같은 동네였던 히틀러에게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선전장관이던 괴벨스는 이미 장애를 앓아서 그들이 주장하는 우수한 아리아인이 아니라 진작에 가스실로 보내야 할 처지였던 전형적인 내로남불 인사였다. 결과적으로 아들러는 열등감을 나름 건강히 푼듯 보이지만 히틀러는 지옥으로 만들어 버렸다.


아무튼 아들러는 프로이트에게 삘을(?) 받은 모양인지 프로이트가 성욕에 미친 할아버지라는 비난을 다른 시각으로 인간의 욕망과 동기에 대해 "체험! 삶의 현장"과 같은 느낌으로 몸소 느꼈던 열등감으로 성욕을 대신한 것으로 설명한다. 인간이 움직이는 그 내면에는 열등감이 트리거로 그것을 극복하려는 것이 인간의 행동방식이라 말한다. 노동집약적 사회, 근대사회에서 힘세고 마초 같은 남자,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가 당시 일반적인 남성성임을 감안하면 자기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우월감을 얻기 위해 권력이나 영향력 혹은 자기가 뛰어나 보이게끔 만들어주는 어떤 분야에 몰입하는 것이 열등감을 극복하는 것으로 보았다. 우월성이란 개념이 뭔가 나치가 주장할 것만 같은 용어느낌도 나지만 그가 말하는 우월성이란 자기실현이다. 그래서 어쩌면 후에 있을 칼로저스의 인본주의 치료에도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때 당시에 이미 프로이트, 죽음의 수용소 저자이자 의미치료 창시자인 빅터프랭클도 서로 알고 지낸 것처럼 영향 혹은 의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비슷하게 합리적 정서행동치료 창시자인 앨버트 엘리스와 인지치료 창시자 아론 벡이 서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각자만의 이론을 구축하고 보완했던 것처럼 말이다. 아무튼 현재 시점으로 열등감 그리고 우월감 추구를 골자로 아들러의 메시지를 받아들이면 우리에게 한 편의 다른 시각을 전해준다. 내 개인적인 견해로는 과도한 경쟁사회인 우리나라 사회 속에 개개인이 분명 심각할 정도의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생각하기에 이를 인정하는 것이 건강을 위한 첫걸음이지 않나 싶다.


부정하는 것과 인정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자기가 가진 현 상태에 대해 인정하고 그것을 분명히 바라보고 극복하려는 사람과 애써 부인한 채 다른 것으로 검은 커튼을 친다 해도 스리슬쩍 간헐적으로 문제가 더 커지는 사람과는 다르다. 그렇기에 열등감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취약한 점에 대해 인식하고 그리고 우월성 추구, 자기가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장점을 키워나가 이를 극복하고 커버하는 것은 아들러가 말하는 자기실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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