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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때가 아니다

대학원생의 성장일기 18

by 포텐조

벽돌 시리즈 열여덟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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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었습니다. 마피아는 손을...

아니 밤이 되면 일이 바빠지고 에너지가 생긴다. 늦잠인생 28년이라 그런지 일어나면 다들 점심 먹고 2부 시작할 때쯤 기상할 때도 있다. 게으르다. 아니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무기력한 것이다. 그래왔으니까. 그래서 나도 고쳐보고 싶었다. 미라클모닝인가? 아침형 인간인가 뭔가 유행하던데 그건 바라지도 않고 나는 그냥 남들 출근할 때 일어나 보고 싶고 하루를 윤택하게 써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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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적인 문제였다. 오전에 일어나도 하루종일 할 게 없으니, 에너지가 없으니 그냥 무턱대고 다시 잠을 청한다. 게임을 하면 이제 슬슬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고 또 열심히 살지 않는 듯한 죄의식에 이내 끄면은 뭘 해야 할지를 모르는 자의식 과잉과 마주해야 하는 시간이 괴로운 것이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내가 한심하다 생각할지 모른다. 모르겠다. 알아서들 생각하시길 빌며 나는 내 나름대로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겨내려고 하는 중이다. 그런 생각이 나게끔 하는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비단 나만의 문제가 아닐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다.


바야흐로 은둔청년이 50만이 넘는 시대가 다가왔다. 20살부터 35살까지로 집계되어 있는데, 경중을 따지면 어떻게 달라질지는 모르나 무기력하고 일상의 개인 활동이 저조한 상대적으로 가벼운 은둔 청년이라면 나도 그 범주에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시작한 거다. 이런 일상을 극복하기 위해서. 5분 간이라도 변화하기 위해서 그렇지만 전에도 서술했듯이 그건 이미 하고 있으나 또 하나의 장애물이 있는 것이다. 바로 마감시간이 닥쳐야 하는 미루기도 첩첩산중으로 대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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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시간, 자정이 되기 전까지 완료해야만 한다. 교수님께 과제 제출을 0시부터 안 받아주니, 1분 전까지는 보내야 하듯이 내가 계획한 일상도 그러하다. 5분간만 하자면서 실질적으로는 거의 8시에서 11시 59분 사이에 스케줄이 거의 뭐 CEO급으로 밀려있다. 그제야 하는 것이다. 단 5분. 300초를 시작하는 것이 "귀찮아" 혹은 사소한 것이라 생각해서 떠오를 때 하거나 미루는 것이다. 미루기 리스펙!

이래서 계획이 중요한 것이고 그 계획에 대한 "생각 또는 가치부여"가 더더욱 중요한 것이다.


내가 아무리 세워놔도 가끔 혹은 생각날 때 하면 되지라고 별거 아닌 걸로 치부해 버리면 세우나 마나 한 것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특히 5분이라 "걍 생각날 때 혀~" 충청도식 멘트가 떠오르는 느긋함이 한몫을 하고 있다.

그래서 생각을 달리 해보려 한다. 5분? 그래 사소하다. 하지만 빼먹은 게 있다. "사소"하지만 "중요"하기도 한다는 점. 그 이유를 알기에 망각하는 나 자신을 계속 상기시켜야 하고 계획을 머릿속으로만 세우는 자기 기억에 대한 자만심도 내려놔야 한다.


문득 매체에서 간혹 어느 정도 성공하거나 자리 잡은 사람들이 자기는 "내려놓아서 혹은 욕심을 버려서 마음이 편하다" 혹은 "내려놓기 시작할 때부터 보이기 시작하더라"라는 이야기를 본 적 있다. 이 말을 볼 때 나는 "배부른 소리 하고 있네"라고 전혀 공감이 안 갔고 그때는 나의 완벽한 변신을 구세주처럼 등장하기를 완벽한 타이밍에 기다리고 있었다. 어떻게 됐냐고요? 노코멘트하겠다. 흠흠...


여하튼 성공은 나이키마냥 저스트두잇처럼 단순한 것이 아니다. 철저히 "계획"하는 부분과 "실행"하는 부분이 따로 존재한다. 실제로도 관련 이론이 심리학 책을 찾아보면 나온다. 그래서 나는 "사소"하지만 "중요"한 나의 계획을 다시 기록해야 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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