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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Jul 08. 2024

써도 삼킬 필요성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325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삼백 이십 오 번째



사실 단 것만 좋아한다. 쓴 것은 언제나 싫고 과거도 그래왔고 지금도 그렇고 미래도 그럴 것이다. 쉽길 바라고 평탄하길 바란다. 순항했으면 싶고 언제나 그게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는 의식적으로 당연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하지만 여전히 쉽지는 않다. 어려운 점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좋은 환경과 좋은 조건만을 갈구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삶에서의 수동적인 모습과 안락한 둥지를 나설 필요를 느낀다.



시작은 설렌다고는 하지만 사실 시작은 두려움의 연속이다. 일상에서 가치를 부여한 모든 일의 첫 시작은 대게 걱정과 두려움 한 가득인 경우가 많다. 또 눈 딱 감고 건너기 시작해도 금세 사그라들지는 않는다. 이놈의 똥고집은 어딜 안 가서 안락한 삶을 위해 금세 되돌아가고 싶어 진다. 심리적 불편감이 높아질수록 의욕은 반비례가 되며 스트레스는 가중되어 그냥 안 하고 싶어 진다.


휴식을 했지만 또 휴식을 원하고 잠을 잤지만 또 잠이 몰려온다. 몸과 마음이 무거운 일상에서 변화를 맞이하기란 쉽지 않고 또 그런 환경에 변화라는 놈이 과연 찾아올까?라는 생각을 한다면 그 대답은 NO일 것 같긴 하다.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그 하루아침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참 의문이고 버티는 것조차 힘이 드는 경우가 많다. 고상하게 글로 표현하지 매 순간 욕이 넘쳐난다.


그러나 게임을 이기고 싶으면 게임의 룰을 정확히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듯 변화하고자 한다면 그에 따른 전제를 알 필요가 있다. 애초에 모두가 인정하듯 변화는 어려우며 힘들다는 것이고 편안하지 않다는 것이다. 

상식이라고 무방할 정도로 당연한 이 부분을 많이 까먹기도 하고 말로만 인정하고 사실 그러고 싶어하지 않는다. 맞다 변화는 욕이 나올 만큼 짜증 나고 귀찮고 부정적인 모든 단어를 가져다 붙여도 말이 된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모두가 불편한 이런 출발선에서 누군가는 "극복"해 보이고 누군가는 아예 없는 듯이 행동하고 나만 힘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그런 추측이 과연 어디서 왔을까? 길 가다가 "도를 아십니까?"처럼 물어본 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단편적인 부분들만 추려서 누군가를 평가하기 다반사다. 자기가 맞이한 이런 상황에서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묻는다면 "이렇게 극복하라", "버텨야 한다"라는 답은 마음속으로는 알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해답을 원하는 이에게 와닿지는 않을 것이다.


답은 뻔히 나와있으며 그것대로 행하면 문제가 없다. 중요한 건 그 답대로 행하기 위해서 가져야 할 자세인데 마치 평탄한 길만 있어야만 걸을 수 있는 것처럼 바라본다면 대부분의 변화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가져본다. 운동하는데 맨날 기분 좋아서 나가는 것도 아니며 최적의 시간과 컨디션이 맞아 그런 능력을 향상시킨 것이 아니다. 어려움은 어려움대로 인정하되 하기 싫어도 하는 경우가 있듯이 어려움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만약 어려움이 아니라 불가능이라 한다면 변명의 여지는 없을 것이며 우리가 작심삼일이라고 하는 난제조차 애초에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불가능한 것이라 접근조차 못하는데 그냥 그거지 뭐. 그런데 어려움은 할 수는 있어도 넘어야 할 장애물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것이 힘들어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고민들을 하는 것이다. 이 악물고 견뎌라, 그냥 해라가 단순한 답이긴 하지만 와닿지 않는 것은 전후 맥락을 다 자르니 그것을 듣는 이는 거북할 수 있다는 것이고 공감도 되지 않는다.


각자만의 처한 상황도 다 다르지만 어려움을 마치 아무렇지 않게 "참아내는 것"처럼 보이며 "극복 한 것"처럼 보이는 데 이제야 발걸음 뗀 나에게 이 잡듯 뒤져가며 어느 정도 괜찮아지는 것중 하나를 찾아보니 대중 앞이나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할 때 인것 같다. 느낌을 되짚어보자면 창피하고 숨고 싶어도 하다 보니 괜찮아지며 계속 가다 보니 그나마 자연스러운 진 듯 보이는 것이지, 여전히 긴장되는 것은 매한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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