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343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삼백사십 삼 번째
중동에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스탄"으로 끝나는 예전 소련 연방시절 구성국중 하나였던 투르크메니스탄은 오늘날 존재하는 수많은 나라들 중 하나로만 인식되어 왔다. 중앙아시아에 있는 육지 국가 혹은 처음 들어보는 분들도 많으실 것이다. 압도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알고 있지 "투르크메니스탄?" 생소하다. 수많은 나라들 중 이 나라를 소개하는 이유는 전직 독재자들의 엽기적인 행각이 두드려져서다.
일단 수도 아시가바트는 정말 하얗게 칠해진 백색도시다. 이 세상 모든 하얀 페인트를 가져다 들이부은 수준으로 건물들이 죄다 하얀데 "베르디무하메도프"라는 2대 대통령이 명령한 결과다. 흰색이 온갖 좋은 기운을 불러들인다는 이유에서다. 반대로 검은 차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금지시켰는데 이는 검은색은 온갖 나쁜 기운을 불러들인다는 이유로 개인적으로 싫어했기 때문이다.
순서대로 들어가 보자 1대 대통령 니야조프는 소련이 해체되고 독립국이 된 투르크메니스탄의 대통령이 되었다. 본디 해당 지역의 서기장 역할을 하고 있어 그의 높은 권위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소련이라는 구심점에 어디까지나 해당지역의 총독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기에 어느 정도 관리를 받고 있었으나 이제는 독립국이 된 투르크메니스탄을 자기 맘대로 주무를 수가 있었다.
어느새 스스로 투르크 인들의 아버지라 자칭하며 "투르크멘바쉬"라고 선포하고 전국에 자기 자신을 기리는 동상, 수도에는 황금상을 곳곳에 설치했다. 더 나아가 자기 왕국을 이리저리 맘대로 하는 것에 맛 들렸는지 본디 이슬람 주류의 신앙을 넘어 아예 본인이 성경과 쿠란에 필적할 만하다고 자평하는 루흐나마(영혼의 서)라는 책을 지어 전국 학생들이 시험을 칠 때 필수과목으로 반드시 암송하게 했다.
그는 덥디더운 중앙아시아 한복판에 얼음으로 된 궁전을 만들 것을 지시하고 달력마저 새로 개칭했다. 몇 월은 자기 어머니의 달, 또 어떤 달중 정기적으로 어느 날은 멜론의 날이라는 식으로 만들어서 전국으로 시행했는데 멜론이 워낙 유명하기도 했지만 자기가 좋아해서 그런 식으로 붙였다 한다. 방송에 나오는 출연자들은 원래 투르크메니스탄 사람들은 이쁘니까 노메이크업으로 진행할 것을 명령하는 세심함(?)도 있었다.
보건부장관이던 치과의사 출신 베르디무하메도프가 2대 대통령이 되고 그의 행적을 살펴보면 차라리 그냥 니야조프가 돌+아이라도 그나마 나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치판을 지저분하게 만들었는데 일단 세습을 진행하여 현재 3대 대통령은 자기 아들이며 뒷전에 물러난 척하고 상왕 노릇을 하고 있다. 그리고 본인이 푸틴처럼 쇼맨십이 있다고 생각해선지 직접 군복을 입은 채 총을 쏘는 장면을 송출했다. 국영방송에 나와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 장면도 있다.
트럼프가 "넌 해고야"라고 명대사를 외치며 방송을 진행하듯 베르디무하메도프도 생방송 중에 내무부장관을 해충보듯 노려보며 나가라고 지시하자 그 자리에서 장관이 사임되었는데 사임뿐만 아니라 구속까지 된 모양이다. 수감은 25년간. 투르크메니스탄판 "어프렌티스"를 살벌하게 찍기도 했다. 이런 숨 막히는 국가에서 과연 국민들은 행복하냐 묻는다면 2대에 걸쳐 이상한 짓을 벌여도 국민들이 그들을 지지한 이유는 천연자원으로 어느 정도 복지를 챙겨주고 있는 모양새라 정치적으로 크게 불안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우경화 정책도 한몫한다. 문제가 될 부분이 수두룩 한 데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들 사적 이익을 위해 국가 자체를 사유화하고 국민들을 이리저리 규제하고 자칭 신이 된 자신들에 대한 숭배를 강요하며 언론과 자유를 탄압하는 것을 보면 현실의 악이 무엇인지 그 선명성을 세상에 도드라지게 보여주고 있다. 마치 베르디무하메도프가 검은색을 싫어했지만 이미 자기 자신 자체가 검은색이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