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없어서 문제에요

대학원생의 성장일기 37

by 포텐조

벽돌시리즈 삼십 칠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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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라는 주제는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봤을 것이다. 본인이 삶에서 원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해 살아간다고 알고는 있지만, 막상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왜냐하면 내가 대학원을 들어와서 교양과목 중 하나로 개설된 진로상담 조교로 활동했을 당시 신입생들 대부분은 취업 혹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미 학과는 명확했지만 본인의 목표는 아리송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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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과 목표가 있는 삶은 좋다고 여겨진다. 실제로도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도 하고 집중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반대로 그런 목적과 목표를 전제하에만 삶에 활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면 목적 없는 삶은 굉장히 힘도 없고 무료하다. 그런데 여기에는 미묘한 차이점이 숨겨져 있다. 나도 학창 시절에 성공하고 싶다고 오만가지 생각을 했지만 무기력했던 것은 외부적인 환경도 한몫했지만 너무 추상적인 꿈을 꾸고 있기에 오히려 그 괴리감 때문에 더 무기력했을지 모른다.


자기 계발서나 자조서 들은 장기목표와 단기목표를 만들어서 삶에서 실천해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이미 학창 시절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초장기목표는 가득했으나 구체적인 목표들은 없었고 설계해 봤자 도움이 되려나 싶었다. 왜냐하면 하도 많은 곳에서 떠들거나 아니면 그냥 스쳐 지나가는 여러 교훈 중 하나라고 생각해서 그 중요성이 내 앞에서 흐려진 것이다.


목적이 이끄는 삶이 중요하긴 하지만 내 생각으론 대다수의 사람들이 얼마나 치밀하게 설계했을지는 모르겠다. 독일인가 미국에 어떤 전설적인 장군이 말하듯 "전쟁이 시작되면 그동안의 계획은 종이쪼가리에 불과하다"란 말처럼 한 치 앞을 볼 수가 없는 전쟁을 대비하는 군대에서도 작전계획을 미리 설계하고 준비한다. 우리 삶은 국운이 걸린 만큼 목숨이 왔다 갔다 하진 않지만 목적과 목표는 중요한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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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들이 내게 자기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나는 나의 20대 초반을 생각하며 조언을 해주었는데 갓 들어온 신입생들이 나의 조언이 그냥 교양과목 패스하기 위한 형식적인 대학원생의 잔소리로 들릴진 모르겠지만 나의 경험은 진짜였다.


내가 심리학에 들어오기까지 과정이 그리 순탄치 않았던 것은 심적인 아픔도 있었지만 너무 많은 것이 눈에 보였기에 선택지 중 무엇을 골라야 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작가도 되고 싶고, 만화가도 되고 싶고, 디자이너, 심지어 배우가 되고 싶어 연극영화과 생각도 해서 학원도 고3 때 갑자기 삘(?)받아 다니기도 했던 적이 있다. 그렇게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마트 시식코너 마냥 찍어먹고 나오는 정도에 불과해서 어떤 것이 내 삶에 중심이 될지를 몰랐다.


하지만 같은 학년, 같은 학과 또래들이 자기들끼리 밥 먹고 놀 때 홀로 도서관 생활을 하며 나는 내가 진짜 앞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를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동안 찍어먹고 돈은 돈대로 날려 부모님께 죄송스러워서라도 나 스스로 에너지도 없거니와 무언가를 도전한다는 것은 나에겐 사치였다. 그래서 이 알 수 없는 방향에 답을 찾고자 나는 내가 관심 있어 하는 직업 관련 책을 찾아 읽어보기 시작하며 간접경험이라도 해보려 했다. 작가라고 해서 글 쓰고 대박 터지면 인세도 대박이라는 혹은 굶어 죽는 글쟁이의 편견을 버리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다른 직업들에 가지고 있던 환상이나 편견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어느 정도 추스리고도 뭔가 개운하지 않았고 희미하기에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고민 속에서 문득 "내 일상에서 나와 평소 함께하는 활동, 내가 힘을 받는 생각의 원천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해보니 이미 심리학 책들을 즐겨 읽고 그것을 적용해 보고 스스로 위로도 받는 게 좋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결국 나는 기존 학과를 버리고 심리학과로 편입을 하고 졸업 후 대학원에 오기까지를 보면 그 깨달음과 선택이 엄청난 확신과 흔들림 없는 선택이 되었다.


가끔 누군가 지금의 길에 대해 후회하기도 하지 않냐는 말에 나는 물론 학과 내에서 관심 없는 분야까지 과목으로 배울 때 지루하고 싫을 때도 있지만 지금의 길이 너무 만족스럽고 평생 해 먹을 거라고(?) 말한다. 허세가 아니라 진짜 만족하기에, 안정감을 느끼기에 나는 계속 해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이야기를 하면 누군가는 자기도 그런 목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할 때 내가 신입생들에게 말한 것 그대로 말해준다.


"꿈이라는 것은 뭔가 정해지고 그때부터 달성해 나가는 것이 꿈이 아닙니다. 꿈이 없으면 꿈이 무엇인지 찾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꿈을 이루는 첫 달성이라 생각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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