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376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삼백 칠십 육 번째
가끔 이유 없이 피곤한 날이 있다. 몸이 노근노근해서 그런 경우도 있고, 긴장하다가 긴장이 풀려 피곤이 몰려오는 경우도 있다. 오늘은 별 문제가 없어 보였는데 몸에 힘이 없었다. 점심에 든든 국밥을 때렸음에도 말이다. 혹은 이유를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스트레스 받아가며 애써 외면 해보지만 그냥 마음에 계속 여운이 남아 피곤을 가중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래서 매번 가슴 뛰지 않는다. 현실적이다. 어떤 날은 함박웃음이 절로 나지만 어떤 날은 함박피곤이 절로 피어난다. 기분이 왔다 갔다 하는 경우, 누군가는 자신이 조울증이 아닌지 혹은 집중을 못하는 게 아닌가 하고 오히려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더욱 받는 경우가 있는데 조울증은 그리 쉽사리 판단할 수 없다. 모두가 이런 현상을 겪는다.
월요일부터 토요일 그 중간 지점인 수요일은 예전 라떼는(?) 급식이 잘 나온 날이라 좋기도 했다. 하지만 수요일 하고 금요일이 깔딱 고개에 있는 느낌, 지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아무튼 누군가에게는 이유 없이 기분이 안 좋은 날이라던지, 이유 없이 피곤 한 날이 있을 것이고 그 감정에 치우쳐 하루를 보낸다. 육체적인 휴식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휴식도 필요해 내 영혼이 한 줌의 여유를 갈망한다면 그대로 따라줄 필요가 있다.
멍 때린다거나 웃으며 시간 보낼 수 있는 것들 혹은 여가 생활 그 너머로 통찰을 위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때로는 고통과 마주 봐야 한다. 생각보다 나처럼 심도 있게 고민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고 느끼면서 공감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거기서 오는 차이 때문에 느끼는 자부심이든지 혹은 나만 느끼는 심각성인지는 모르겠지만 고통의 감정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용기는 삶에서 꼭 필요한 자세라 생각한다.
미간이 찌부러진 날에 자기를 바라보는 것에 고통에 고통을 더하는 느낌이지만 일시적 진통제로 여기고 싶지 않다면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기도 하며 자신과 친해지는 방법이다. 그리고 지친 날에 더욱더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 쉬운데 아무것도 안 하기 때문에 혹은 그냥 누워만 있기 때문에 온갖 생각이 절로 든다. 명료하게 혹은 뚜렷하게 떠오르는 것은 없지만 이 또한 나를 무르익게 하는 과정이라 여겨본다.
그 다음으로 스스로 위로받고 심정에 유튜브를 켜거나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달래 보려 하지만 돌이켜보면 결국 스스로를 다독이는 사람은 자기 자신 밖에 없다. 참 이도저도 아닌 게 누군가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하지만 고민에 싸여있고, 끙끙 앓으면서 입은 무겁다. 그런데 사소한 무언가에 기분이 좋아질 때가 있다. 그것을 하다 보면 고민이니 스트레스니 혹은 성찰이니 하는 온갖 생각들을 단번에 풍선처럼 둥둥 띄울 수가 있다.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너무 많은 멍에를 채우게 되면 무거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가볍게 하는 사람도 자기 자신이다. 이 단순한 원리가 무엇인지 안다면 스스로를 행복케 하는 것도 스스로를 좌절케 하는 것도 어쩌면 나 자신이라는 생각을 해본다면 해답의 영감은 솔솔 피어오를지 모른다. 아무튼 나는 초콜릿 아이스크림이 녹기 전에 글을 마쳐야겠다. 헤헤
[매일의 짧은 글에서 독자와 저를 위한 일말의 영감,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