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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Aug 30. 2024

누군가의 관심있는 하루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378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삼백 칠십 팔 번째



게임이나 밀리터리 컨텐츠를 좋아하고 어느 정도 접해 본 사람은 한번 쯤은, 톰 클랜시라는 이름을 마주쳐 봤을 것이다. 게임으로 "레인보우 식스"의 스토리 그리고 소설로는 "붉은 10월"로 데뷔한 작가, 영화로는 "잭 라이언" 시리즈의 창작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원래 사관학교를 지망했었지만 건강상의 문제로 다른 직장에 몸을 담아야 했다. 그럼에도 밀리터리 군사 분야에 열렬한 관심을 보이며 자기만의 세계를 창조해 내었다.



톰 클랜시가 단순한 유명작가 그 이상의 영향력을 떨치게 된 이유는 덕질에 기반한 뛰어난 전문 지식이였다. 펜타곤에서 그리고 CIA에서도 그에게 자문 내지는 강연을 요청해 오며 국방부를 자유롭게 출입 가능한 몇 안 되는 민간인 중 한 명이었다 한다. 911 테러 당시 상황이 소설 속 주체만 다르지, 이전 작품 속 자살돌격기가 의사당을 향해 들이박는 장면이 굉장히 흡사 해 더더욱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한 가지 첨언하여 감탄했던 점은 미국의 대처인데, 테러 이후 할리우드 작가나 소설가들을 펜타곤에 한데 모아 미 본토가 공격당할 모든 상황을 상상하여 제시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것이다. 가장 보수적이고 꽉 막혀 있을 안보 문제에 대해서 정말 뜬금없는 상상에 대해서도 열린 아이디어로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인상이 깊다. 상상해 보건대 별의 별 테러나 공격방법이 제시되었을 것이다.


아무튼 톰 클랜시는 다른 일을 해오면서 그의 열정만큼은 식지 않다가 세계적인 밀리터리 소설가라는 다른 방법으로 꿈을 이루게 되었다. 아무래도 정치적 주관이 뚜렷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과 별개로 디테일함에 있어서 굉장한 날카로움을 보였던 것 같다. 밀리터리 소설 혹은 현대 기술이 집약된 어떤 소재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것은 보통의 정보력 그리고 일반적인 민감성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 분야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며 그것에 대해 세심하게 분석해야 하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 있어서 정말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도록, 고루 갖추어야 창작물이 완성 된다. 톰 클랜시는 이 모든 요소들을 상상의 영역의 소설가답게 정말 그럴듯 하게(?) 만들어 내었고 그 "그럴듯 하게"가 현실이 되어 나타나 모두를 다시 한번 놀라게 한 것이다. 


이런 점을 비추어 볼 때 내가 관심 있어하는 분야에 대해서 시간과 에너지를 들인다면 좋아하는 것 그 이상으로 디테일함에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자라면 당연히 밀리터리를 좋아할 만하고 누구나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좋아하는 게 있다. 하지만 그것을 빚어내고 나의 것으로 만들어내는 것에는 단순히 좋아함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것, 갈수록 귀찮아지고 넘겨짚고 싶지만 그런 세심함을 톰 클랜시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알려주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의 소설 속 여러 가지 군사적 용어들과 일반인이 접하기 힘든 정보들이 많은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처음 "붉은 10월"로 데뷔하여 대박을 터뜨리기 훨씬 전, 망명을 시도한 소련 군함의 기사를 보고 영감을 받은 그는 이야기를 전개하기까지 단순히 기사 몇 줄 만을 가지고 써 내려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평소에도 관심 있어하다가 대박을 터뜨려서 춤추는 고래상태였든 혹은 계속 소설을 썼든 간에 일반인이 알기 힘든 디테일한 정보들을 수집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을 게 분명하다.


나폴레옹 작품을 준비하던 전설적인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이 참고한 나폴레옹 서적만 해도 수천 권이라고 하니 이런 사람들에게 하늘이 감동하지 않으면 말이 되지 않는다. 잘되는 경우는 이유가 있다(?).


[매일의 짧은 글에서 독자와 저를 위한 일말의 영감,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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