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다 밝기를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519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오백 십 구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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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가 돌아가신지 1년이 되었다. 친척들과 모여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1년 전 장례식장에서 슬픔을 뒤로한 채 막간의 짬을 내서 그때도 성장일기 매일의 글을 썼던 내 모습도 떠오른다. 살아생전에 완고하시고 명예를 중요시 여기셨던 분이시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장수하셨음을 나는 추론했다. 병상에 누워계셔도 손자, 아들,딸 모두 가족들의 근황과 함께 잘 사는 것 그리고 그런 후손들을 길러내셨다는 것의 자부심으로 살아가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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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당시는 고집이 무지하게 강하시다 생각했지만, 그런 본인만의 고집이 있으셨기에 더 건강하게 100세를 넘기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오늘은 외할머니께 기도를 드리면서 천국에서 편히 쉬고 계시는지 물었다.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행복하게 살고 계시기를 빌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무신론적 사고방식 혹은 불가지론적 사고방식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후세계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경우도 흔하다.


각자의 생각에 달려있는 것이며 설령 사후세계가 없다 한들 내 나름대로 실존주의적 사고관으로, 옆에 있던 돌아가신 분들의 추억을 간직하는 것에 의의를 둔다. 예전에는 무신론과 유신론의 싸움에 흥미 내지는 흔들림에 두려웠지만 무신론 그 자체로도 하나의 믿음이라는 것을 이미 깨달았고 여기서 말하는 믿음이란 관점에 대한 일관성, 그리고 그렇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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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여러 생각들을 하며 올라가신 분들은 현생에 어려움이 많으셨다면 그곳에선 편히 사시기를 바라면서 올 한해의 초를 시작한다. 스스로 정의해본 결과, 좋은 사람과 좋은 삶이란 죽은 후에도 누군가 한 명이라도 기억해주거나 좋은 사람이였음을 순간이여도 추억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납골당과 묘지의 규모에 따라서 그것이 좋은 삶을 규정짓는 것은 아니다. 단지 기억하는 자들이 스스로 위로 받기 위함일 뿐이지.


마찬가지로 물질적 차이로 구분되는 장례식도 기억하는 자들 스스로 위로 받기 위함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농담삼아 조상들이 내려다보시면서 이런 말을 한다 하지 않는 가 "살아 생전에 잘 할 것이지 죽어서 이런 거 해봤자 뭐하냐?" 가족이라는 가치관이 해체되는 현대의 한 시점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그럼에도 가족의 따스함과 혹은 누군가 오랫동안 함께한 그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노라면 흩어져가는 전통적인 가치관의 거듭남도 기대해본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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