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에세이] 일상의 집중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830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팔백 삼십번째



reinhart-julian-d4ZYpoGjUXo-unsplash.jpg

"아 디카페인으로 잘 못시켰네!" 얼죽아의 입에서 터져나온 탄성이다. 요즘에 커피를 마시면 배가 아파서 디카페인으로 시켜 먹어본 지 얼마 안되었다. 하지만 오늘은 카페인의 힘을 빌어 기분이 깨어있고 싶어서 주문을 눌러 시켰는데 알고보니 디카페인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주문 해버렸다. 어쩔수 없이 마시고 잔잔한 기분으로 글을 쓰고 있다. 카페인이 들어가면 정신이 번쩍 뜨여서 활력이 생기지만 지금은...ZZZ.. 아니다!



nicolas-flor-M7Z0LoFXQ1A-unsplash.jpg

일상이 굉장히 무료하거나 지루하다고 느꼈는데, 어느 순간 원인이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지"에 달려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허공으로 붕 뜬 시간과 함께 아무런 의미도 없는 영상시청, 유튜브 틀어놓기 등등은 재미있으면 몰입해서 보게 되지만 어느 순간부터 재미가 없어지고 무언가 허무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얘네들이 내 삶을 대신 살아주는 것도 아닌 데라는 생각도 들면서 나의 상태를 짚어보게 된다.


그래서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삶은 큰 축복이다. 농담이 아니라. 그게 일이 되었든 활동이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내 의지로 어떤 목적성을 띄고 집중하고 있는 것은 굉장한 것이며 그때의 감정은 어떨지 몰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상에 비하면 굉장히 재미난 것이기도 하다. 한참 바쁠 땐 쉬고 싶다, 자고 싶다, 때려치우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지만 또 막상 오래 쉬게 되면 누가 불러주는 사람 없나?, 오늘은 뭐하지? 등등의 생각이 떠오른다.



kwami-fattah-al-sissi-a6sTqvcnM50-unsplash.jpg

혹은 허무한 생각이 들고 계속 무언가 심적으로 채워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땐 별의 별 여러가지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게 되는데 막상 하나의 활동에 집중하고 있으면 그러한 잡념들이 싹 사라져 버린다. 반면 가만히 있으면 1분 1초가 정말 언제 가냐하면서 초침만 바라보게 되지만 집중하고 눈을 뜨면 어느새 시침이 움직여져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사람의 의식이라는 것은 끊임없이 집중하고자 찾아다니는 생물과 같다는 느낌도 든다.


얼음이 언제 녹았나 하고 수위가 다시 올라온 컵을 들고 다시 아메리카노를 빨대로 흡수한다. 귀찮은 게 투성인 세상이자 하고싶지 않은 것들도 많지만 일상에서 내가 집중하고 있는 일들은 어느새 그런 것들을 상쇄할 수 있게 된다. 집중의 놀라운 힘은 신경쓸 게 얼마나 많든 적든 상관없이 단 하나에 모든 것이 빨려 들어간다는 점이다. 일상에서 무언가 집중할 수 있는 활동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매일마다 마주하는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당신의 좋아요, 구독은 작가에게 창작의 에너지가 됩니다.]



매일 습관 정리

습관 1 : 40

keyword
이전 12화[에세이] 생각이 너무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