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실리지 않는 말은 헛말이 된다
지금도 108배를 날마다 하느냐고 누군가 묻는다.
몇년 전 그때 하루도 빼지않고 2년이 넘도록 계속했으니 그럴만도하다.
결국 몇차례 근육통을 앓은 후 하루 18배로 줄어들었다.
지금은 18배 대신 스트레칭과 맨발걷기를 한다. (2024.01.08.)
‘108배’를 1년 동안 하루도 빼지 않고 해 본 적 있는가? 108배는 온몸 운동이자 마음 다스리기 수행이다. 온몸을 굽히고 펴는 운동을 20여 분 계속해야 108배가 된다. 아무리 추운 겨울에도 10번만 엎드렸다 일어서기를 하면 땀이 나기 시작한다. 번뇌도 잠시 멀어진다. 어떻게 ‘매일 108배’를 할 수 있게 되었는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있는 사건은 아니다.
당초 ‘하루 50배쯤’으로 시작했었다. ‘마음 다스리기’ 수행이었다. 그때 마음고통을 겪고 있었던 어려운 현실에서 벗어나려 ‘마음 비우기’ 절을 올렸다. 어느 날은 30배, 어느 날은 50배, 그러면서 서서히 108배까지 절 수를 늘려갈 참이었다. 그러나 어정쩡하게 정해 놓은 결심은 이뤄질 수 없다. 어떤 날은 바쁘다고 20배, 어떤 날은 피곤하다고 30배, 어느 날은 전날 못한 것 보충한다고 50~60배, 그러다 며칠씩 빠지면서 100일도 못 채운 채 없던 일이 되었다.
실제 절을 열심히 하다 보면 세상일도 잘 풀린다. 몇 년 가슴을 조이던 난제가 어느 날 풀렸다. 2015년 새해 아침, 매일 108번 꼭꼭 채워서 하기로 다짐했다. 그때까지 하던 다른 아침운동은 다 중단했다. 여행 갔을 때도 거르지 않았다. 여관에서도 새벽 5시 반쯤 일어나 맨바닥에 이불 깔아놓고 절했다. 곁에서 자는 사람도 모른다.
집에서는 새벽 5시 45분 시작하는 불교 TV ‘백팔배 대참회문; 옷과 음식을 주고 세상을 살게 해 준 선조, 자연의 은혜에 대한 감사, 참회, 발원의 구절’을 들으며 절을 한다. 한 구절만 외우고 새겨도 “종교를 초월해 몸과 마음을 건강하고 평화롭게…, 본래 참마음 찾는 소중한 시간”이 느껴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당연히, 날마다 빼지 않고 108배를 계속하는 건 쉽지 않았다. 감기에 걸려, 허리가 아파, 무릎이 쑤셔 하루 이틀쯤 건너뛰고 싶을 때도 많았다. 그걸 참아 낼 수 있게된 계기가 있었다. 취업준비생들에게 멘토 활동을 하던 때였다. 어느 날 나의 멘티였던 취업준비생이 직장을 얻게 되었다며 멘토인 나에게 점심을 냈다. 즐거운 마음으로 같이 밥을 먹던 중 멘티가 “건강을 위해 하루 108배를 시작했다”는 얘기를 했다. ‘대단하다’라고 칭찬해주었다.
그후에도 ‘계속 잘하라!’라고 격려해 주었다. 바쁜 초년 직장 생활하면서 날마다 108배를 한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러다 갑자기 ‘선배인 나는 실천 안하면서 후배에게 실천하라 권할 수 있나?’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삶이 실리지 않는 말은 빈말이 된다. 덕분에 날마다 108배를 하는 추진력을 얻었다. 2015.05.30.
요즘은 맨발걷기가 대세다. 담양 메타세퀘이어 맨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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