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자연과 하나 되는 활기찬 운동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
<오월 / 피천득>
신록의 계절에는 어느 길을 걷든 아름답다. 나무들의 초록 잎사귀들이 꽃보다 더 싱그럽다. 어린이날 휴무에 광주맨발학교 회원들과 함께 화순 만연산 큰재 치유의 숲을 걸었다. 측백나무 숲속에 진분홍 금낭화 꽃밭이 두드러지게 돋보인다. 마치 복주머니를 주렁주렁 흔들며 어서 오라고 환영하는 것 같다.
걷는 사람들 모두 얼굴들이 환하다.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인다. 한국은 요즘 맨발걷기 열풍이다. 우리나라 맨발 걷기 인구는 150만 명을 넘어선다 (맨발걷기 국민운동본부 추산). 서명숙 올레길 이사장은 “걷기는 두 발이 의사, 간호사, 수술대가 되어 스스로를 치유하는 행위이다. 길은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행복한 야외 종합병원.”이라고 말한다. 2021년 가을에 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니 맨발걷기가 이처럼 열풍을 일으키기 훨씬 전이다.
왜 우리는 맨발로 걸어야 하는가. 땅을 딛고 땅에서 힘을 얻고 땅 기운을 받기 위해서다. 건강이다. 이제 맨발걷기는 ‘땅의 기운을 받아들여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의사이자, 아름다운 자연과 일체가 되는 활기찬 운동’이다.
매화가 열매를 달고, 달맞이꽃, 사랑초, 괭이꽃이 한 창인 아파트 안 맨발 길에도 신록이 무르익는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 나는 오월 속에 있다 //(-----) <오월 / 피천득>“. ‘살아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거운’ 오월을 맨발로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