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동 김종남 May 07. 2024

맨발로 오월을 걷고 있나요?

아름다운 자연과 하나 되는 활기찬 운동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

               <오월 / 피천득>          



신록의 계절에는 어느 길을 걷든 아름답다. 나무들의 초록 잎사귀들이 꽃보다 더 싱그럽다. 어린이날 휴무에 광주맨발학교 회원들과 함께 화순 만연산 큰재 치유의 숲을 걸었다. 측백나무 숲속에 진분홍 금낭화 꽃밭이 두드러지게 돋보인다. 마치 복주머니를 주렁주렁 흔들며 어서 오라고 환영하는 것 같다.    

  

걷는 사람들 모두 얼굴들이 환하다.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인다. 한국은 요즘 맨발걷기 열풍이다. 우리나라 맨발 걷기 인구는 150만 명을 넘어선다 (맨발걷기 국민운동본부 추산). 서명숙 올레길 이사장은 “걷기는 두 발이 의사, 간호사, 수술대가 되어 스스로를 치유하는 행위이다. 길은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행복한 야외 종합병원.”이라고 말한다. 2021년 가을에 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니 맨발걷기가 이처럼 열풍을 일으키기 훨씬 전이다.


왜 우리는 맨발로 걸어야 하는가. 땅을 딛고 땅에서 힘을 얻고 땅 기운을 받기 위해서다. 건강이다. 이제 맨발걷기는 ‘땅의 기운을 받아들여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의사이자, 아름다운 자연과 일체가 되는 활기찬 운동’이다.      


매화가 열매를 달고, 달맞이꽃, 사랑초, 괭이꽃이 한 창인 아파트 안 맨발 길에도 신록이 무르익는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 나는 오월 속에 있다 //(-----)   <오월 / 피천득>“. ‘살아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거운’ 오월을 맨발로 걷는다.           

이전 20화 나는 살기 위해 걷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