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기 위해 걷는가?
걸으며 글쓰고, 글쓰며 삶의 의미를 찾았다
나는 살기 위해 걷고있는가?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30년 기자생활을 끝내고, 1999년 봄부터 1,099일 동안 이스탄불에서 중국 시안까지 1만 2000km를 걸었다. <나는 걷는다> 전 3권(1,448쪽)이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실크로드 걷기 대장정 기록이다.
베르나르는 18세 때 결핵에 걸리자 ‘거의 미친 듯이 운동(걷기, 달리기)’을 하여 건강을 되찾았다. 산티아고 길, 카스에서 베이징까지, 100km 행군, 20번이 넘는 마라톤 등등.
베르나르는 살기 위해 걷고, 걸으며 글 쓰고, 글 쓰며 삶의 의미를 찾았다.
건강을 위한 걷기는 이제 맨발 걷기 열풍으로 한 단계 상승하고 있다. ‘발은 제2의 심장’에서 ‘신발은 발을 위한 관(19세기 사상가, 에드워드 카펜터의 말)’이라는 표어로 바뀐다. 2001년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를 쓴 동물학박사 최재천 교수는 신발의 역사를 4만 년이라고 추정하면서 ‘신발은 발의 기능을 묶어버린 발들의 감옥, 인류가 4백만 년 동안 이룩해놓은 직립보행의 진화적 적응을 한순간에 무용지물로 만든 실패작’이라고 말한다.
부처님 오신날, 가까이에 있는 절에 들렀다. 대웅전 뒷벽에 좋은 글귀들이 붙어있다. “몸에 병없기를 바라지 말라 /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다 / 그래서 병고로 양약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보왕 삼매론)” 병고에 시달리는 사람일수록 맨발걷기에 더 열심일 수 밖에 없다. 600명 넘는 광주맨발학교 단톡방에는 불면증, 고혈압, 전립선 비대증, 우울증, 뇌졸중, 암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치유 체험담이 줄을 잇는다.
맨발로 집 앞을 걸으면서 보왕 삼매론 다음 구절을 외워본다.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말라 /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 생기게 되나니, /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 하셨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