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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동 김종남 May 15. 2024

나는 살기 위해 걷는가?

걸으며 글쓰고, 글쓰며 삶의 의미를 찾았다

나는 살기 위해 걷고있는가?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30년 기자생활을 끝내고, 1999년 봄부터 1,099일 동안 이스탄불에서 중국 시안까지 1만 2000km를 걸었다. <나는 걷는다> 전 3권(1,448쪽)이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실크로드 걷기 대장정 기록이다.

베르나르는 18세 때 결핵에 걸리자 ‘거의 미친 듯이 운동(걷기, 달리기)’을 하여 건강을 되찾았다. 산티아고 길, 카스에서 베이징까지, 100km 행군, 20번이 넘는 마라톤 등등.

베르나르는 살기 위해 걷고, 걸으며 글 쓰고, 글 쓰며 삶의 의미를 찾았다.     



건강을 위한 걷기는 이제 맨발 걷기 열풍으로 한 단계 상승하고 있다. ‘발은 제2의 심장’에서 ‘신발은 발을 위한 관(19세기 사상가, 에드워드 카펜터의 말)’이라는 표어로 바뀐다. 2001년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를 쓴 동물학박사 최재천 교수는 신발의 역사를 4만 년이라고 추정하면서 ‘신발은 발의 기능을 묶어버린 발들의 감옥, 인류가 4백만 년 동안 이룩해놓은 직립보행의 진화적 적응을 한순간에 무용지물로 만든 실패작’이라고 말한다.   

   

부처님 오신날, 가까이에 있는 절에 들렀다. 대웅전 뒷벽에 좋은 글귀들이 붙어있다. “몸에 병없기를 바라지 말라 /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다 / 그래서 병고로 양약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보왕 삼매론)” 병고에 시달리는 사람일수록 맨발걷기에 더 열심일 수 밖에 없다. 600명 넘는 광주맨발학교 단톡방에는 불면증, 고혈압, 전립선 비대증, 우울증, 뇌졸중, 암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치유 체험담이 줄을 잇는다.  

   

맨발로 집 앞을 걸으면서 보왕 삼매론 다음 구절을 외워본다.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말라 /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 생기게 되나니, /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 하셨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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