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학교와 사회'는 존 듀이의 초기 저작 중 하나이다. 존 듀이는 학교를 사회와 동떨어진 별개의 조직체계로 보지 않았다. 그는 학교를 하나의 작은 사회라고 말했다. 학교는 작은 공동체로 그 안에서 사회적 협력, 갈등, 경제적 교환, 대표자 선출 등 다양한 정치, 경제, 사회적 행위들이 이루어진다. 2% 미만으로 학업 중단율이 극히 낮은 우리나라의 경우 학교에서의 경험은 매우 보편적이고 강력한 경험이다.
한 편 존 듀이는 대표작 '민주주의와 교육'에서 이론은 실제에서 파생되며 실제에 적용되는 한에서 가치를 가진다고 보았으며 이론과 실제의 분리는 사회적 계층 분열을 가속화시킨다고 생각했다. 이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사회 교육의 문제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학교가 하나의 작은 사회라면 학교 교육은 작은 사회를 해석하고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경험한 학교 교육은 현실을 해석하려 하지 않고 현실을 해석하는 것이 시험문제를 푸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책은 존 듀이의 학교와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에 착안하여 쓰였다. 사회 논쟁적 주제를 학교라는 공통의 경험을 기반으로 설명해 보고자 했다. 성인이 된 독자는 사회 논쟁적 주제를 좀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청소년들은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사회, 경제, 정치, 윤리적 범주의 7가지 주제를 선정했다. 민주주의, 시장경제, 복지, 정의, 능력주의, 생태, 인권을 주제로 글이 전개된다. 이 중 6가지는 학교에서 경험했을 내용이나 상상해 볼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전개했다. 생태는 우리 모두가 읽었을 어린 왕자의 귀환을 상상하며 글을 썼다.
1장은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다양한 교실들에 관한 이야기다. 아마도 우리들 대부분이 경험한 민주주의의 교실은 교사가 적극적으로 통제하는 '리바이어던 교실'일 것이다. 아직까지도 학교 현장은 학생을 민주적 시민으로 키우기 위해 자율성과 책임성을 부여하는 데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2장은 시장 경제의 장점과 문제점을 여러 교실을 비교하며 이야기해보려 하였다. 교실이 지저분 해저도 아무도 청소하지 않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자유주의 경제에서 국가(교사)가 간섭하지 않는 경우의 경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장은 기숙사를 신축하고 방 배정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를 둘러싼 이야기로 복지와 연관되어 설명될 것이다. 보편주의 복지를 퍼주기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 데 이 글을 통해 복지에 대한 시선이 더 넓어지기를 기대한다. 물론 복지 시스템의 선택은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 문화적, 정치적, 그리고 재원과도 관련된 복잡한 과정을 통해 결정이 된다.
4장과 5장은 정의와 공정에 관한 이야기다. 무엇보다 개인의 희생을 원하지 않고 정시와 수시 논란 속에서 살아가는 현재의 청소년들에게 통찰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6장은 지구 온난화 문제와 관련하여 어린 왕자의 귀환을 상상하여 글을 썼다. 지구에 돌아온 어린 왕자에게 너무 더워진 지구는 골치를 안고 있는 별이다. 성장을 포기하지 않고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마지막으로 7장은 인권에 대한 이야기다. 학생 인권이 미성년자라는 한계 때문에 제한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인권 역사의 발전에 비추어 제한되지 않고 힘을 가진 이들(예를 들어 교사, 교장, 학생회)의 취향에 의해 제한되는 것이라면 우리는 이것이 잘못된 이유를 찾아 인권을 더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힘써야 할 것이다.
학생 입장에서 이 책이 쉽기만 한 책이 아니라는 것을 미리 밝혀 둘 필요가 있겠다. 흥미로운 학교의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학교 경험 자체는 아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사회 주제들의 핵심 사상, 논쟁들을 교양서 수준에서 심도 있게 제시해 보고자 하였다. 쉽기만 한 글을 원하는 독자를 괴롭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배움의 공동체를 주창한 사토 마나부가 말한 점프의 경험이나 비고츠키가 말한 비계의 설정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배운다는 것은 성장하는 경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