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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백




또다시 거여동. 나의 초등학교 시절에 이야기이다. 제법 친했던 친구의 생일파티에 초대받아 다른 친구들이 전해주던 선물을, 나는 줄 수 없었던 그날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옆 동네 신축 아파트에 살던 친구는 공부도 잘했고 운동도 곧잘 했다. 단정했으며 화 한번 잘 내지 않은 모습으로 기억한다. 그날 아파트의 동호수가 있다는 것도, 버튼 한 번에 친절히 나에게 와주는 기계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나의 생일은 동네 애들 몇몇이 모여 과자파티를 할 정도로 단출했다. 그래도 아들의 생일이라며 생일상의 잡채는 늘 올라왔다. 생일이 매번 그렇듯 다른 이들의 생일도 별반 다를지 않을까 하는 생각조차 들지 않을 때였다.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열어 주던 친구 어머님의 모습이 나에게는 왜 그리 신기했을까! 분명 TV에 나오는 모습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이었다. 친절하고 다정했으며 왠지 당장이라도 장미향이 날 것 같은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극한 환대를 받으며 들어선 곳은 거실이었다.

거실!! 그래 소파가 있고 맞은편에는 TV가 있는, 그런 곳 한가운데 길쭉하게 차려진 음식들. 그날 내가 본 것은 과자지만 다른 과자, 한 마리도 아닌 종류별 두 마리의 통닭, 그리고 델몬트. 그때는 왜 이리 신기했는지. 그러나, 그것 또한 잠시 후 등장하는 피자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나는 그때 어렴풋이 느낀 것 같다. 누구의 평범한 세상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없는 세상일 수 있겠구나 하고. 중학교 1학년을 마치고 이사를 가면서 나의 생일은 케이크 없는 그냥 평범한 하루 중에 지나가는 날이 되어버렸다.

이사한 동네의 교회를 다녔었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조물주에 생일은 온 세계의 축복 속에서 많은 이들에 기쁨을 되었고 다 같이 모여 노래하며 구세주의 탄생일을 찬양했다.


생 生 일 日

누군가의 태어난 날. 존재의 이유를 세상에 알린 날. 살고 있고 앞으로도 별일 없으면 혹여나 별일이 있더라도 살아갈 수많은 날, 무엇보다 강력하고 희망적이며 무한의 가능성이 가득한 누군가의 그날.


요즘은 세상 이쁜 것이 참 많다. 특히 인별 그램에 올라오는 멋지고 화려한 일상들이 누군가에게는 아주 특별한 날이 되기도 하며 상대적 우월감으로 비치기도 한다. 오로지 인간만이 그날을 기념하며 필연적으로 축하를 받지만, 스스로의 존재를 타인이 아닌 내가 인정하고 순순히 받아들인 적이 있을까.(탄생의 의미)


나는 생일파티가 어색하다. 하지만 딸의 생일은 잘 챙겨준다. 이번 생일선물은 무엇일까. 기대하는 아이를 보면 어른인 나보다 낫다 싶다. 존재감을 읽어버렸을까! 어린아이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을 나는 여태껏 모르고 살아왔었던 것 일까.

양력 1983년 11월 9일 서울 흑석동에서 '생'을 시작하다

생일은 수많은 기념일 중 의례적인 날이 안되었음 한다. 유일무이한 존재로써 육체를 가진 oniy one의 모습으로 기쁨을 누려야 되지 않을까.

한 사람의 일생이 시작되고 그로 인해 펼쳐질 우리들의 모습과 더 나아가 한 사회를 이루게 하는 가장 최소 단위의 구성원. 그러므로 나는 특별하며, 그 소중함을 알기에 당신도 소중하다고 말하고 싶다.



ooo, 생일 축하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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