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과 소비가 비례하지 않는 IT 서비스
이전 편에서 IT 서비스의 첫 번째 특징인 ‘생산은 재화처럼, 소비는 서비스처럼 아루어진다’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보았는데요,
이번에는 IT 서비스를 ‘나 뭐 돼!’로 만들어주는, 두 번째 특징에 대해 이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IT 서비스 산업이 이렇게까지 각광받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한, 일확천금의 문을 열어주는 두 번째 특징은 무엇일까요?
두 번째, 생산과 소비가 정비례하지 않습니다.
IT 서비스를 생산/소비하는 방식이 전통적인 방식과 차이를 보이면서 나타나게 된 또 하나의 특징이 있습니다. 이는 IT 서비스를 고부가가치 산업 요소로 만들어준 일등공신인데요, 바로 IT 서비스는 한 번 생산해두면 수 많은 소비자가 계속해서 소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재화와 서비스를 판매하는 일반적인 산업의 경우, 생산과 소비가 1:1로 이루어집니다.
지우개라는 재화를 만들어 파는 사람의 경우, 지우개 100개를 판매하려면 지우개 100개를 생산해야만 합니다.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물건을 100번 옮겨줘야만 100번 분의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재화와 서비스는 생산과 소비가 1:1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비용과 수익도 거의 정비례합니다.
하지만, IT 서비스는 생산과 소비가 1:1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하나의 IT 서비스를 만들어서 배포하면, 여러 사용자가 함께 사용합니다. 그리고, 사용자가 많을수록 그 서비스의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네이버 검색 서비스를 만드는 데는 사용자가 1명이든, 100명이든 IT 서비스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돈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서비스 운영 및 유지 비용은 사용자가 많을 수록 증가하지만, 서비스를 100개 만드는 돈보다는 훨씬 적습니다.) 하지만 100명의 소비자가 서비스를 사용하며 검색 광고를 본다면, 1명이 사용할 때의 ‘100배 이상’의 이익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100배 이상인 걸까요?
네이버 검색 서비스를 1명만 사용하고 있다면, 다른 사용자들은 그 서비스를 사용하고 싶을까요? 검색 결과에 대한 신뢰도 가지 않고, 사용 중에도 별로 효용이 없다고 느껴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100명이 네이버 검색을 사용하고 있다면 어떨까요? 좀 더 사용해보고 싶고, 검색 결과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집니다. 서비스 내에서 사용자 간의 교류도 이루어질테니 서비스를 사용하는 경험이 좀 더 재미있어집니다.
이로 인해 사용자가 1명일 때보다 네이버 검색을 사용하는 시간도 더 늘어나게 되고, 검색 서비스 곳곳에 숨어있는 광고를 더 많이, 더 오래 보게 되어 서비스 생산자는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이렇듯 어떤 재화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많아질수록 그 가치가 높아지는 현상을 ‘네트워크 효과’라고 합니다.
IT 서비스는 이 네트워크 효과가 크게 작용하는 재화 중 하나입니다. 사용자 수에 따라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기존에 상상하기 어려웠던 천문학적인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는 것입니다. IT 기업들이 앱 다운로드 수에 열광하고, MAU(Monthly Active Users, 월간 활성 사용자), DAU(Daily Active Users, 일간 활성 사용자)와 같은 지표를 만들어 이를 늘리기 위해 수많은 광고를 뿌려 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내가 만든 서비스는 셀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고, 나는 그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일일이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배송하지 않아도 됩니다. IT 서비스는 정말 매력적인 프로덕트인 것 같지 않나요?
두 편에 걸쳐, IT 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멋진 특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매력과 재력(의 가능성)이 넘치는 IT 세상에 몸을 던지고 싶어지지 않나요?
그런 여러분을 위해, 다음 글에서는 IT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다양한 직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