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공부와 메타인지
이전에 나라는 사람의 가치에 대한 글을 적은 적이 있다. 블로그에도 나 공부 후기에 관한 포스팅을 올렸었는데, 오늘은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에 관한 글을 적어보려고 한다. 나는 스스로 메타인지가 잘 되어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메타인지란 자신의 인지 과정에 대하여 한 차원 높은 시각에서 관찰 · 발견 · 통제하는 정신 작용이라고 네이버 국어사전에 정의되어 있다. 내 기준으로 말해보자면, 남이 보는 나. 객관적으로 평가되는 나.라고 말하고 싶다. 객관적인 나를 알기 위해서는 나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나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내가 모르고 있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모르는 게 뭔지,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이 뭔지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자만하기 쉽고, 좌절하기 쉽다. 사람들은 내가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집중한다. 적당한 욕심은 내 목표를 향한 증폭제가 되지만, 지나친 탐욕은 나를 망가뜨릴 수도 있다.
대학 동기 중에 집안이 부유한 친구가 있었다. 부모님께 용돈을 30만 원을 받았는데, 정해진 일자가 있는 게 아니라 돈을 다 쓰면 전화해서 30만 원씩 받는 것 같았다. 대학교 2학년부터는 성적순으로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그 친구는 부모님이 오피스텔 방 하나를 사주셨다. 방학이면 늘 해외여행을 갔고, 지금도 늘 휴가 때 해외여행을 다닌다. 그 친구에 입장에서는 전혀 사치스러운 생활도 아니며 그냥 그 친구의 일상이다. 인스타에 자랑도 하지 않는다. 그래도 잘 사는 사람들은 티가 난다.
나는 내 생활비와 유학 비용을 보태기 위해 학교를 다니면서도 알바를 했고, 2학년 때는 주 6일을 아르바이트하면서 과 활동에는 거의 참여하지 못했었다. 대학을 졸업하는 그 순간까지도 그 친구가 너무 부러웠지만, 지금은 그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하면서 웃어넘길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부러워한다고 해서 그 친구의 인생이 내 인생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그 세상은 내가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남과 비교할수록 나 자신은 더 초라해진다. 그걸 더 일찍 알았다면 20대를 더 열정적으로 보낼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남을 부러워할 시간에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나에게 시간을 쏟았을 테니까.
나는 기록하는 것을 꽤 좋아한다. 글로 기록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방식으로 손으로 써서 기록하는 것도 좋아한다. 다이어리 꾸미기, 데일리 리포트 꾸미기, 스케줄러 꾸미기 등등 많은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나만의 기록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일찍 자신만의 기록 방법을 찾아 오랜 기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고 멋있어 보인다. 그들만의 인생을 충분히, 잘 누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부터 기록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다. 필기구에 관심이 생기고, 집에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볼펜, 샤프, 연필이 늘어가면서부터 이 필기구를 다 쓰려면 내가 기록이라는 걸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아이디어 노트도 올해부터 쓰기 시작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독서를 다시 시작하게 됐다. 책 읽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집에 오면 무슨 할 일이 그렇게 많은지 운동과 집안일, 저녁 식사를 하고 나면 금방 12시가 되곤 했다. 자기 전까지 유튜브만 보던 내 일상이 유튜브 대신 독서로 바뀌었다. 글과 기록, 필기구. 학창 시절부터 좋아했으나 그걸 최근에야 깨닫고 하나의 선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내가 우습기도 하다. 나는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꽤 몰랐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기록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나를 찾기 위해, 나를 이해하기 위해 기록(글쓰기 포함)을 시작했다. 모든 사람이 글의 매력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나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