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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들 Nov 30. 2023

너는 언제나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으로 존재하면 된다

너를 사랑한다는 게 커다란 행운

너는 언제나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으로 존재하면 된다               



더위에 시달려 몹시 지쳐 있을 너를 생각하며, 이 글을 쓴다. 동안 안녕. 버스 안에서 너를 쳐다보며 가져 본 뿌듯한 행복감, 새삼 너의 소중함을 맘 깊이 느껴봤다.           



承弟야!

지독한 현실의 강박감이 늘 나를 짓누르지만, 아름다운 너의 모습을 그려보면 그 어떤 피로감도 눈 녹듯이 녹고 만다. 이런 게 내조(內助)인가 봐. 내 인생행로에 동행해 줄 VIP가 너임을 확실히 알아주길 바란다. 너로 인해 내 생활이 변화되길 늘 기대하면서 찰나의 여유를 는 浩야는 너를 사랑한다는 게 커다란 임을 뚜렷이 인식해 본다.     



承弟야!

암천리 생활이 짜증 나고 괴롭지만, 항상 기쁨 속에 사는 너를 그리워하며 하루를 보낸다. 각고(刻苦)한 환경의 어려움을 나 혼자 겪는 것도 속상한데, 너까지 겪게 될까 봐 걱정이다. 솔직한 나의 심정은 너에게까지 생의 고통을 안겨주긴 싫다. 나에게 드리워진 형편과 처지는 스스로 이겨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너는 언제나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으로 존재하면 된다. 사실 내가 너에게 내세울 만한 게 뭐가 있겠니? 형편없는 나 자신임을 잘 알고 있다. 모든 조건에서 좋은 점수를 딸 수가 없는 처지이다.           



承弟야!

간혹 짜증과 화를 내는 浩兄이가 결코 성격이 나쁘지 않음을 알아주길 바란다. 순간의 분노가 치밀 때에 감정을 확 발산시키고 만다. 너는 속상할 거야. 나는 자신의 단점을 잘 알아. 때때로 갑작스럽게 분노를 폭발하는 습관, 고치지 못하고 반복하게 되는 나의 약점을 잘 알기에 괴롭다. 하지만 자제하고 참으려고 노력하지. 언젠가는 차분한 인격 소유자가 될 테니 기대해 줘.     


요즈음 광주에 아폴로 눈병이 유행되고 있다는데, 각별히 조심하길 바란다. 이번에 산 옷은 맘에 드는지 궁금해. 양동시장에서 네가 옷 살 때, 거들지도 못하고 재촉해서 미안해. 무슨 옷이든 네 몸에는 잘 어울리기에 멋진 의상이 되었으리라 상상해 본다.      


너의 건강을 빌며. 이만 adieu.     



1981.07.21.(화) midnight 浩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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