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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들 Dec 02. 2023

흐흐흐! 신부수업은 좀 그렇다

우리가 지금 행복을 찾아가고 있음을 잊지 말자

흐흐흐. 신부수업은 좀 그렇다          




보고 싶은 承弟야!     

이틀 새 별일 없겠지? 

방학 동안 너와 자주 만났던 탓인지 암천리에 오는 발길이 무겁다. 하지만 감정만 앞세울 수 없는 엄연한 현실, 묵묵히 월요일 아침 출근을 서둘렀다. 진정으로 15명의 어린이 앞에 설 준비는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네. 뭐랄까? 몸은 암천리에, 마음은 광주에 있거든.

          

세월, 아니 시간이 자꾸 지나간다. 쏜 화살 같아. 벌써 화요일 아침, 밥을 해놓고 이 글을 쓰고 있단다. 

오늘 하루도 겸손하게 살게 해 달라고 예수님께 기도드린다. 


          

承弟야!

서서히 생활 모습을 바꾸고자 한다. 이상하지? 너만 만나면 나는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된다. 쉬지 않고 말하고, 매사에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경솔해진다. 모름지기 견실(堅實)한 자신을 가꿔가고 싶은데, 네가 채찍질하며 진득한 사랑으로 다독여주길 바란다. 우리 큰 일을 하기 위해서는 예사 감정을 참아내야 할 것 같아. 


         

承弟야!

浩兄이는 너를 사랑한다. 세상을 살면서 최고의 기쁨이 있다면 예수님과 너를 아는 것이란다. 너는 나의 희망이야. 나는 너를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 아픈 현실도 네가 있으니 의연하게 이겨 나가거든. 그래서 항상 고맙다. 

    

오늘도 많은 시간이 있지. 

헛되이 보내지 말고 피아노 치기, 피리 연습, 신부수업(?), 신앙 수련을 꾸준히 하기 바란다. 

흐흐흐. 신부수업은 좀 그렇다


    

우리가 지금 행복을 찾아가고 있음을 잊지 말자. 


경제적 고통 심하지? 봉투 속에 돈을 동봉하고 싶으나 참을래. 너도 참아. 우리 참아. 그리고 토요일을 기다려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맑은 영혼 지니길 바라며. 

        


1981.08.26.(화) 아침. 널 사랑하는 浩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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