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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들 Jul 04. 2024

커브 길에서 입맞춤했던

너의 소유물로 최고의 가치인 내가 되도록 해줄게

사랑하는 나의 浩兄아! 

    

너와 헤어진 지도 어언 하루가 지나고 외롭고 무서움조차 느껴지는 월요일 밤이구나. 무사히 잘 갔겠지?


나를 자전거에 태우고 암천리 갈 때, 커브 길에서 입맞춤했던 것이 생각나고, 우리 둘이서 며칠 지냈던 묘하고 야릇한 기분이 들었던 것조차 새삼스럽구나. 우리도 결혼하면 지금과는 또 다른 감정의 세계일까? 묘연하기만 하다. 요즈음 네 입에서 심심치 않게 결혼 얘기가 나온 걸로 봐서 대단히 장가(丈家) 가고 싶나 본데, 쉽게 안 될 것 같아. 잘해 봐. 히히~


         

浩兄아!

    

열심히 살고 싶다.

얼마 남지 않는 학교생활 어떻게 보내면 먼 훗날 가슴 아프지 않을까?

안타깝고 서럽고 아쉬웠던 모든 것들을 조용히 접어 보면서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마음뿐이란다.


소망(所望) 중에 살길 원하는 주님! 사랑 속에 거하길 원하는 주님인데, 나의 마음속엔 질투와 시기가 순간순간 솟구치고 미움이 도사리고 있어서 슬픈 마음이다. 너도 나를 위해 기도해 주렴. 예수님의 인격을 닮기를 원한다고….


         

浩兄아!   


사랑한다. 죽도록 사랑한다.

  

나의 기도 제목은 ‘우리 가정의 빚 해결과 너의 십일조 생활과 반석(盤石) 같은 신앙’이란다. 실천되고 들어주실 때까지 쉬지 않고 기도하련다. 나의 기도가 끊어지면 내 마음속의 참 평화는 사라지고 우리 가정의 빚도 불어나서 망하고 말 것이다. 하나님이 나에게 확신을 주셨어. 내 안에 역사하시는 주님이 해결하시고 말 것이다.        


   

浩兄아!

     

담대하고 용기 있고 사랑‧소망이 넘치는 네가 되어다오. 어린이를 사랑으로 교육하고 한 영혼을 구하듯이, 그들에게 예수님에 대해 대화를 하고, 환경이 허락할 때는 무섭게 공부하고,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직분을 다하여 이생에서 축복받는 생활이 되도록 쉬지 말고 기도해라. 너의 옆에 내가 있으니 너의 지팡이가 되어 줄게. 너의 소유물로 최고의 가치인 내가 되도록 해줄게. 너에게 순종하는 착한 종이 되어줄게.


         

浩兄아!  

   

반찬도 해주지 못하고 너의 기분만 상하게 하는 나를 이해해 주라. 나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생각과 드리워지고 전개된 현상들은 너무 달라서, 나는 허수아비 노릇만 한 것 같구나.


너의 건강이 걱정된다. 강인한 체력이 우리에겐 필요한데 말이야. 할 말이 없구나. 건강에 유의하도록 해라. 건강과 삶 전체를 주님께 바칠 때, 우리는 진정 건강하고 삶을 참되게 누릴 수 있을 거야. 너무 짜게 먹지 말고 물 많이 먹고 잠 잘 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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