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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들 Jul 11. 2024

나를 다스리고 사랑해 주라

사랑에 멀리하려는 순간순간들을 강하게 돌이키기 위한 거란다

<이제 남은 편지는 5편 입니다>



사랑하는 나의 浩兄아!

     


비가 와서 질척 질척한 산길을 어떻게 갔니? 하나님과 나를 생각하면서 갔겠지.     


지금은 2시 45분이다. 옛날에 어떤 책에서 사람이 밤 2시 전후는 뇌가 쉰다며, 그때에는 공부를 몽롱한 상태로 하게 되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너에게 편지를 쓴단다.



浩兄아!     


오랜만에 편지를 쓰는 게으른 承弟가 되었구나. 피장파장이지만 ….


어제는 나한테 혼나서 마음이 허전했지? 너를 보면 그런 말하기 싫지만, 화풀이 대상으로 삼은 것 같아 다시 우울해지고 만다. 하지만 그런 이유는 사랑에 멀리하려는 순간순간들을 강하게 돌이키기 위한 거란다. 확신과 확인 속에서 지내고 싶은 마음이겠지. 이해해라. 마음이 좁은 여자라서 불가피하니 그것이 싫으면 미리 선수(先手) 쳐서 얘기하던지.     


오늘은 좋은 얘기를 들었단다. 이0희, 이0심 선생님께서 내가 처음 봤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면서 칭찬을 해주었단다. 가난한 너에게 와서 지내다 보니, 교만함‧거만함이 없어지고 겸손해졌나 보다. 하나님은 나에게 겸손하라고 이런 환경을 주었을지도 몰라. 지금은 다른 어떤 사람보다 겸손하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얘기를 들었단다. 또 이0심 선생님은 네가 기도한 덕분이라고 하더라. 나를 위해 날마다 기도한다니 고맙구나. 나도 너를 위해 기도하지만 구체적인 기도 제목은 지금은 하기에 안 맞은 것 같구나. 상황이 변하면 그때그때 제목을 정하여 기도해 줄게. 하나님은 눈물에 약하시거든, 울며 간구하면 만사형통(萬事亨通)!

     

용기가 필요하다. 지금 우리는 빨리 가정을 경제난(經濟難)에서 구원하고, 영적 구원도 해결하고 우리 두 사람의 아름다운 사랑의 설계도 할 수 있지 않겠니? 그땐 3만 원 정도는 주고도 남겠지만 내년부터 실험 단계로 해보지. 좋으니?

    

작년 이맘때, 거기 방(房)이 생각난다. 정말 평화스러웠는데, 아마 둘 뿐인 곳이어서 그랬겠지.     


시내(市內) 발령받도록 위해서 기도해 주라. 비전(vision)을 가져보는 것이 좋겠지. 엄청나니?          



浩兄아!     


너를 존경하고 사랑한다. 나를 다스리고 사랑해 주라. 응.

안녕, 토요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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