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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디가꼬 Nov 29. 2022

비교되는 육아

자주 비교되는 육아 득일까? 실일까?

처남네와 동갑내기 아들

우리는 삶면서 자주 비교란 걸 하게 된다. 나보다 잘난 사람들을 보면서 괜히 위축되거나 주눅이 들기도 하고, 나보다 못난 사람들을 보면서 위안을 삼기도 한다.

그렇다면 주변 사람과 자꾸 비교되는 육아는 득일까? 실일까?


처남 부부와 우리 부부는 육아로 인해 자주 비교대상이 된다. 우리는 모두 7살 외동아들을 키우고 있다.

더군다나 서로 너무 다른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다. 우리 부부는 늦게 결혼해서 아이를 늦게 낳았고, 서로 맞벌이를 하다 보니 육아나 교육에 대한 이론은 빠싹 하지만 웬만하면 아이가 해달라는 건 다 해주고 있다.

그에 반해 처남 부부는 결혼 적령기에 결혼해서 적당한 시기에 아이를 낳았고, 처남이 외벌이에 퇴근이 늦고, 주말에도 출근하는 날이 많아, 독박 육아를 하다 보니 좀 더 엄하게 키우고 있었다


만나면 늘 비교대상

처갓집에서 김장을 하는 날이었다. 모처럼 처갓집 식구들이 다 모였다.

처남댁 아들은 엄마 아빠가 없어도 혼자 잘 잔다. 자고 일어나서도 엄마 아빠를 찾지 않는다. 일어나자마자 정해진 불량의 영어책을 소리 내어 읽는다, 혼자 앉아 밥을 먹고, 머리도 깜는다.  

그에 반해 우리 아들은 매일 엄마 아빠를 양팔에 끼고 잠을 잔다, 일어나면 엄마부터 찾는다. 밥도 먹여줘야 할 때가 많고, 밥 먹다 자주 일어나서 돌아다니기도 한다, 혼자서는 무서워서 화장실도 못 갈 때가 많다


이렇게 너무 다르다 보니 비교를 하려고 해서 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레 비교가 된다. 우리 부부가 부러워하는 건 아마도 잘 잡힌 생활습관이다. 아이 혼자 하는 습관을 들이다 보니 부모가 훨씬 자기 시간이 많고 편하다.  엄마가 직접 교육을 하다 보니 교육 습관도 짜임새 있게 잘 잡혀 보인다.


흔들리는 육아

괜히 우리가 많이 부족했나 뒤돌아 보게 되지만 우리 부부는 나름대로 육아에 대한 소신이 있었다.

나는 딱 두 가지 육아 철학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아들이 그만할 때까지 매일 책 한 권을 읽어주는 것이다. 나는 지금 글쓰기를 생활화하고 있지만, 어린 시절 책 한 권을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었다. 주로 해가 뜨면 나갔다가 배가 고프면 집에 들어올 만큼 바깥 활동을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 공부가 절실하게 필요할 때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아들에게는 책 읽기를 습관화해주고 싶었다.

둘째는 아이에게 보다 많은 경험을 선물해 주는 것이다. 나는 해병대를 자원입대한 후 몸서리치게 후회한 적이 있었다. 군대에 가기 전 20살이 될 때까지 제대로 된 삶의 경험이 없이 온실의 화초처럼 집과 학교만 병행했고, 심지어는 산에도 한번 가본 적 없어 군대에서 고생을 바가지로 했었다. 그래서 아들에겐 큰돈을 물려줄 순 없지만, 많은 경험을 재산으로 물려주고 싶었다.


아내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직에 있지만, 아이에게 너무 일찍 공부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지어주기 싫어했다. 어릴 적에는 많이 뛰어노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공부가 정말 필요할 때 오히려 지쳐서 기피하는 부작용 때문이었다. 그리고 공부보다는 인성을 강조했다. 학교에서 많은 아이들을 보다 보니 공부 잘하는 아이도 이쁘지만 인성이 바르고 인사 잘하는 아이가 훨씬 이쁘다는 경험에서였다

그리고 우리 부부는 지금까지 그 철학을 지켜 나가고 있다.


문제는 생활습관이다. 정말 부모 맘대로 되지 않는 것이 아이들 생활습관인 것 같다. 매일 아이에게 같은 말을 반복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 그날그날 컨디션에 따라 다르기도 하다. 이론은 잘 알지만 아이가 하나다 보니 서투른 아이를 보면 자꾸 대신해주게 된다. 물론 일관성 있고 엄하게 교육하면 늦더라도 습관이 잡힐 것 같지만, 우리 부부 맘이 약해서 오래가지 못한다.


정답이 없는 육아 소신 있게

원치 않게 자꾸 비교되는 육아, 비교는 하되 자책은 하지 말자. 육아에 정답이 있으랴, 아이가 어떻게 자랄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 우리 부부 서로의 육아 철학을 존중해주면서 잘 가고 있다. 다만 부모가 처음이다 보니 부족하고 불안한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을  잘 확인해서 좀 더 신경을 써주면 되는 것, 비교가 육아에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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