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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디가꼬 Jan 01. 2023

여행하듯 살자

미래를 위한 새로운 전략으로

'N잡러'와'부캐'라는 개념

나는 땡돌이다. 나는 출근시간뿐만 아니라 퇴근시간도 칼같이 지킨다.

매일 아침 아들을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출근하면 9시 '땡'이다.

그리고 저녁 6시 '땡'하면 하던 일도 멈추고, 눈치 보지 않고 바로 퇴근한다

집으로 돌아가면 아내와 함께 밥하고, 아이를 돌보다 보면 이내 잠자리에 들시간이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후 몸에 배어 버린 습관이다.

퇴근시간 시계만 보며 눈치를 살피던 직원들도

먼저 움직이는 나의 뒤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한다.

나는 그들에게는 '구소주' 같은 존재다.


내가 땡돌이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는 결혼과 육아가 가장 큰 이유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자주 등장하는 '부캐'와 'N잡러'라는 단어들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부캐란 한자 '부(副)'와 '캐릭터'의 앞차를 합쳐 만든 말로, 두 번째 캐릭터를 뜻한다.

원래 온라인 게임에서 사용됐던 용어다, 자신이 가진 게임 캐릭터를 '본(本)'로 하고 그 외 다른 캐릭터를 생성해서 게임할 때 '부캐'로 구분했다.

최근에는 본캐, 부캐 등 직업을 여러 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N잡러'라고 부른다. 여러 수를 의미하는 'N'과 '잡(jop)', '~하는 사람'이라는 영어 표현 'er'이 한데 붙은 신조어다.


최근 부캐라는 용어가 주목받은 건 MBC예능프로그램 '놀면 뭐 하니?'의 유재석과 개그우먼 김신영의 '둘째 이모 김다비'를 캐릭터로 한 트로트 가수 활동이다.


이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자의든 타의든 N잡러가 되는 사람들도 폭증하고 있어,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 사이에 부캐는 유쾌한 놀이가 아니라 고단한 현실과도 닿아 있다. 본캐만으로 살아가기 힘든 현대인들에게 제2,3의 부캐를 가져야만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현실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를 여는 새로운 전략

일부에선 부캐란 개념을 이와는 조금 다르게 해석하기도 한다.

우리들의 아버지 세대에는 한 직장, 한 직업에 올인하던 시대였지만, 지금은 퇴근 후 삶이나 주말을 어떻게 보내느냐도 중요한 시대라서 취미로 좋아했던 일을 직업으로 연결시키도 한다. 직장에서의 승진보다는 각자 자신들의 자아실현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또 인생의 장년기가 늘어나면서 100세 인생 시대에 적합한 삶의 전략 중 하나로 판단되기도 한 다평소 즐겨하던 취미활동, 봉사활동을 새로운 직업으로 실현하는 것이다.

다만 인생 후반전에서의 일이란 더 이상 전통적인 의미의 직업이나 경력이 아닌 행복한 도전이고, 신나는 모험이어야 한다.


나는 남들보다 한 살 많은 인생을 살면서, 항상 멀리 앞을 내다보고 살았다.

그래서 남들보다 앞서가는 줄은 모르지만, 뒤쳐지진 않았던 것 같다.

아내는 내가 몇 달 뒤에 있을 여행이나, 몇 년 뒤의 있을 계획을 이야기할 때마다 "그걸 벌써 생각해야 돼"냐며 불평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나의 미래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오늘의 나보다 더 나은 나로 살기 위해서는 지금 무언가를 계획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에도 변함이 없다.


여행하듯 살자

내가 사는 동네는 기차가 정차하는 역이 있고,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공항이 있고,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전용도로가 있다. 그래서 목적지를 향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기차나 비행기를 자주 보게 된다. 그럴 때마다 무척 설렌다. 때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몸을 움직여야 긍정적인 기운이 도는 나는 타고난 여행가인가?

치열하게 살아온 20~30대를 지나 40대가 되고, 50대를 향해 달려가다 보니  

지금에 나를 유일하게 설레게 하는 것이 바로 "여행"이다.

새로운 걸 먹고, 새로운 걸 보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항상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언제살아지는 삶이 아닌, 살아가는 삶처럼 주도적인 인생을 살고 싶다 


공무원이 된 이후 난 매일 여행을 계획하는 설레는 마음으로 퇴직 후 삶을 준비한다.

- 언제 떠날지에 대해 계획하는 마음으로

퇴직시기를 고민하지만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공무원 정년을 채우고 떠날 생각이라 이미 시기는 정해졌다. 시대가 바뀌어서 혹시 정년이 늘어난다 해도 60~65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처럼 건강만 유지한다면 인생 후반전을 즐길 시간적인 여유는 충분하다.

- 어디를 갈지에 대해 고민하는 마음으로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하나하나 경험하고 있다. 중국어를 배우거나 통기타를 메고 학원을 다니기도 하고, 때론 운동에 미쳐 하루종일 샌드백을 두드리거나 이산 저산을 오르기도 하고, 동네 조깅부터 시작해서, 10km, 하프, 풀코스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마라톤 코스를 달려보기도 했다.

 -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마음으로

최근에는 강의를 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책을 많이 읽거나, 글을 따로 써본 경험은 없지만, 큰 고민 없이 줄줄 써 내려가는 내 글들을 보면서, 지루하거나 밋밋하지 않은 꽤 괜찮은 인생을 살아왔구나 싶을 때도 많다. 그렇게 글을 쓰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길을 뒤돌아 보며 뿌듯해하기도 하고, 앞으로 좀 더 괜찮은 삶을 살기 위해 다짐도 한다.


인생을 여행하듯 즐기다 보면, 어느덧 목적지에 도달하겠지, 같이 여행을 즐겼던 사람들이 때로는 싸우기도 하고 불평도 하겠지만, 함께 공유할 수 있어 즐거웠다고 말해주겠지? 한 번뿐인 인생 잘 살다 간다고 뿌듯해하며 웃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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