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는 마음

by 두움큼

윤동주 시인을 좋아한다.

학부시절 국문학을 복수 전공했는데 '윤동주 시의 동심지향성 연구'라는 제목으로 졸업논문을 썼다.

서시와 별 헤는 밤을 감탄하며 되내이고 읊조렸다.

쓸쓸함, 그리움, 부끄러움, 순수한 자의식 그리고 희망이 있어서 좋았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서시(序詩)」 전문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던 매서운 삶의 자세로 살고 싶었다.

찬 바람이 불어올 때 어깨를 움츠리듯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며 검열했다.

과연 나는 나 자신에게 한 점의 부끄럼이 없는가.


양심의 갈등과 부끄럼과 숨기고 싶은 이 마음은 어디서 온 것이고

어떻게 흘려보내야 하는지 담담하게 성찰한다.


거짓도 없이 부끄럼도 없이 정갈한 마음.

마치 신성한 청정구역을 지키듯 내 마음을 흐트럼없이 지키고 싶다.


여려터진 이 마음도 단단하게 굳어 갈 수 있는 자신과 강단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금, 여기 나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낼 것이다.




겸손하지만 당당하고

배려하지만 할 말은 하고

차분하지만 유머 있고

고독하지만 외로움을 즐기고

절망하지만 희망을 기대하고.


조금의 유연함만 보태어

나이가 들어도 칼날이 무뎌지지 않게

나를 다잡아 본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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