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승무원이 되면 꽤나 강도 높은 트레이닝이 시작된다. 약 2~3개월 동안 SAFETY(안전), SECURITY(항공보안), FIRST AID(응급처치), SERVICE(기내 서비스)의 과정을 교육받는다. 기내라는 제한적인 공간에서 한정적 인원으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모든 상황을 다룬다.
얼마 전, 외딴곳에서 산모의 출산을 도운 소방관의 영상이 화제가 됐다. 대부분 사람들은 소방관이 그런 교육받는 줄 몰랐다는 반응이었다. 승무원도 마찬가지다. 기내에서의 출산부터 폭탄 제거까지,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모든 상황을 대비한다.
나의 첫 번째 항공사는 안전교육의 강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정말 무섭게 교육받고 엄격하게 실습 시험을 치렀다. 마지막 *DITCHING 훈련에서는 하루 종일 물속에 있었다. 개인 수영뿐만 아니라 부상자와 함께 수영을 했다. 또한 수중 비상 탈출인 DRY DITCHING(기체에 *슬라이드 라프트가 아직 붙어 있는 상태에서의 탈출), WET DITCHING(기체에서 슬라이드 라프트를 떼어 내야 하는 상황, 먼저 물속으로 탈출 후 라프트로 올라탐) 훈련을 한다.
라프트에 탑승해서는 부상자 케어, 앵커 설치, 캐노피 설치까지 완료해야 했다. 탑승할 수 있는 라프트 기능이 없는 슬라이드만 장착된 비행기일 경우, 물속에서 생존하는 방법까지 훈련받는다. 특히 이 마지막 과정에서 리더를 맡았던 동기 언니는 과거 소방관으로 근무했을 당시 긴급했던 상황들이 떠올라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모든 항공사의 디칭 훈련이 똑같지는 않다. 나의 두 번째 항공사를 포함해 슬라이드 타기, 물속으로 점프 후 라프트 올라타기 등 간단하게 끝내는 항공사들도 많다.
* DITCHING - 수중 비상 착륙
* SLIDE RAFT- 긴급 착륙 탈출 시 비행기 문을 열면 펼쳐지는, 보트의 기능까지 탑재된 슬라이드
수준 높은 서비스로 유명한 중동 항공사로 이직했을 땐, 승무원이 사용하는 어휘, 태도 등을 엄격하게 교육받았다. 행여나 MEAL(식사)'라는 단어를 쓰기라도 하면 'Are you working at McDonald's(너 맥도널드에서 일해?)' 라며 핀잔을 주기도 했다. (맥도널드를 비하하고자 하는 의도는 절대 없다).
하루는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을 다루는 상황이 주어졌다. 어떻게 말해도 훈련 교관은 "컴플레인받고 싶어? 고소당하고 싶어?"라며 퇴짜를 놨다. 결국 마지막 시나리오에서야 교관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 순간 울음이 터져 나왔다. 안도와 짜증, 피로, 그리고 어쩌면 웃기기도 한 그 모든 감정이 뒤섞인 눈물이었다.
기내에는 정말 다양한 상황과 다양한 승객이 있다. 다행히도 위급한 일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만약 승무원을 밥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다행이다. 계속 밥 주는 일만 할 수 있다면 정말 다행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