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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jin Jun 26. 2023

[CA-Gananoque] 온타리오호를 따라

토론토를 지나  천 섬 가나노크

J는 요즘 자기 계획대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었다. 그런 J에게 여행은 좀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사춘기 아들 둘과 갱년기 중년 부부의 여행은, 어찌 보면 참 불편한 여행일지도 모른다.

J와 H, T와 나는 상극에 가까울 만큼 아직도 맞지 않는 부분이 맞는 부분 보다 더 많다.

그래서 많은 것들을 준비해야 하는 여행이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난 샌디에이고에서의 긴 여행과 그 사이의 이런 여행들이 너무나도 소중하다.


캐나다에서는 민트모바일이 연결되지 않아서 핸드폰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로드트립의 대부분은 서로 농담하며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낸다. 

4명의 (준) 성인의 기대치를 다 맞추는 게 정말 쉽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뒤에서 재잘재잘 얘기하고

시답지 않은 에피소드에도 함께 웃으며 서로 놀리고 장난치는 이 시간이 정말 꿈결 같다.


난 진심으로 아이들이 지금 시간에 한국입시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이 조금도 불안하지 않다.

아이들과 오랜 시간 함께 있다 보니 아이들에 대한 믿음도 더 강해진다.

아이들이 그저 밝고 건강하게 이 세상을 살아나갈 힘을 가지기만을 기도할 뿐이다.



토론토를 스쳐지나 갔다. 멀리서 CN 타워를 보고, 그저 토론토의 분위기를 느껴볼 뿐이었다.

(토론토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고 애써 찾아간 중국인이 운영하는 랍스터집은 우리에게 별로였다. 시간낭비 돈낭비)

토론토 시내를 스쳐지나갔는데, 맨하튼과 비슷하면서도 좀 더 세련된 느낌도 난다. 평일 점심시간 쯤이었는데 차가 엄청 막힌다. 토론토 도서관에서 잠시 쉬었다. 도서관은 항상 옳다^^

토론토를 스쳐지나 오늘 최종 목적지인 오타와에 가기 전에 천섬(Thousand island)으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는 가나노크에 들렸다.


토론토에서 차가 많이 막히고 점심 먹느라 돌아가느라 배는 타지 못했다. 토론토를 과감히 패스하고 그 식당에 가지 않고 바로 가나노크로 갔었으면 더 좋았을 뻔했다. 지나고 나서야 아는 일이지만, 좀 더 주변과 상황을 이해하고 좋은 선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해보지 않고서는 알지 못하는 일도 많고, 준비를 위해 마냥 많은 에너지를 투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좋은 선택은 늘 어렵다. 이처럼 작은 여행일정에서조차.


그저 동네를 어슬렁거릴 뿐이었는데 참 평화로웠다.

우연히 동네 현지인들이 오고 나가는 작은 피자가게에 들렀는데, 이 집이 참으로 맛집이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피자와 어니언링이 어찌나 바삭한지. 

여행은 이렇게 기대하지 않은 소소한 행복으로 채워진다. 

이런 거 보면, 어쩌면 여행은 너무 많은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도 같다. 

그저 주변을 관찰하고, 내게 찾아오는 작은 행운에 기뻐하며. 

너무 많은 것을 컨트롤하고 장악하려는 것보다는 주변에 귀를 기울이며 자연스럽게 편안하게.

오늘도 아름다운 곳에서 해가 지는 것을 본다
가나코크에서 우연히 들어간 동네 식당-저렴하지만 피자와 어니언링이 정말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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