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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jin Jun 26. 2023

[CA-Quebec] 도깨비와 퀘벡

도깨비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나는 드라마광이다.

현실과 드라마를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고 또 본다. 

미래가 보이지 않던 갑갑한 현실 속에서 묵묵히 살아낼 때에도 그랬고,

직장 내 괴롭힘으로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무기력에서 허우적 될 때에도 그랬다.

나에게 힘이 되어 준 것은 사람보다 오히려 드라마였다.


물론 드라마는 판타지다. 

도깨비도, 슬기로운 의사생활도, 시크릿 가든이나 사랑의 불시착도 모두모두 판타지다. 

드라마에서 일어나는 우연과 행운은 현실세계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만큼 행복하여야 그게 드라마다. 

그래야 사람들은 힘을 얻는다.


내가 참 좋아하는 드라마, 도깨비. 

보고 또 봐도 재밌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잘생긴 공유와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김고은과, 

현실에서는 보기 정말 멋진 등장인물들.

우리는 알지 않는가, 유인나처럼 쿨한 사장이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바닥을 치는 후진 환경 속에서도 비굴하지 않고 당당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기가 얼마나 불가능한 일인지.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일들과 하나하나 새겨듣게 하는 대사들.

삶과 사람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하는 정말 멋진 드라마. 멋진 작가.


그 드라마를 사랑하는 만큼, 

그 드라마 속에서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퀘벡에 꼭 와보고 싶었다.



올드퀘벡은, 그저 머물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그런 곳이었다.

괜스레 도깨비의 그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겹쳐서인지, 원래 그렇게 사랑스러운 도시인지는 잘 모르겠다.

흔한 경치에는 쉽사리 감동하지 않는 눈 높은 우리 아들들도 퀘벡에서의 산책은 선뜻 따라나서고,

사진도 쉽게 찍게 해 준다. 같은 곳을 또 가도 군소리가 없고 해지는 하늘도 찬찬히 본다.

이 아름다운 곳에서 메이플타피, 팝콘, 아이스크림, 커피, 백립 초밥 등을 먹으며 어슬렁 거릴 수 있다니.

이른 아침 노트르담 성당에서의 미사도 잊을 수가 없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단풍이 곱게 물든 가을 퀘벡에 다시 오고 싶다.

공유보다 더 멋진 우리 아들~~ 드라마 PD는 천재가 아닐까, 어찌 이렇게 아름다운 장소를 발견해내고 민들레 홀씨를 불게 하였을까.. 정말 멋지다. 그 생각을 해낸 사람들!
Fairmont Le Château Frontenac이 퀘벡에 없었더라면 퀘벡은 정말 밋밋한 도시가 되었으리라. 같은 곳 다른날, 다른 시간
저 사진 속에 머물고 싶게 하는 시간, 풍경들
좋은 곳에 와보고, 그 좋은 것을 슬기롭게 쓸 수 있는 사람으로 크거라~~
이리봐도 저리 봐도 언제 봐도 멋진 샤또 프랑뜨낙
날아라 멋지게!!
벽 색과 버건디 색의 문 색이 어찌나 이리 아름다운지.
그냥 막 찍어도 예쁜 old quebec. 유럽을 많이 닮았다.
그냥 막 찍어도 예쁘다. 올드 퀘벡은 정말 사진 찍기 좋은 곳이다.


힐튼퀘벡의 액자뷰. 북미지역은 힐튼 골드여도 업그레이드는 잘 안해 준다. 힐튼 퀘벡의 23층 라운지는 파노라마뷰다.  다음에 오면 꼭 라운지에서 나혼자 오래오래 머물고 말테다.
밤의 퀘벡 국회. 저 검푸른 하늘과 건물의 조명이 어찌나 멋지게 어우러지던지. 

퀘벡에 오래 머물고 싶었으나, 힐튼 퀘벡이나 샤토프랑뜨낙의 무서운 룸레잇에 올드퀘벡에서 약간 떨어진 더블트리 퀘벡에서 2박, 힐튼 퀘벡에서 1박을 했다. 더블트리에 머물면서 몽모랑시 폭포도 가고 오흘레엉 섬에도 들어갔는데. 워낙 훌륭한 경치들을 이미 많이 보신 분들은 시시하다며 별 감동을 받지 못했다. 

오흘레엉 섬의 작은 섬. 저멀리 강의 파도에서 보듯이 춥고 흐린 날이었다. 제대로 보지 못하고 섬한바퀴 휘리릭 돌고 나옴.

몽모랑시 폭포는 꽤나 근사하다. 그러나 우리는 겨우 며칠 전에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고 온 사람들. 폭포 위로 저 다리를 건너는 것은 꽤나 짜릿하다. 몽모랑시 주변으로 산책길도 잘 나있다.

 


그리고 로체스터 공항까지 다시 먼 길을 돌아왔다. 오는 길에 천 섬의 락포트도 잠깐 들려 쉬고, Oswego에서 하룻밤을 더 묵었다. 유명한 곳들은 아니었고, 온타리오 호 주변의 풍경도 아주 화려하고 멋지지는 않다. 그럼에도 편안하고 잔잔한 그 무엇인가가 있다. 

이 아름다운 곳들에 존재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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