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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jin Aug 05. 2023

[US-Glacier] 고잉투더선로드

Going to the Sun Road, 글래시어 국립공원

셈이 서툴게 태어난 사람도, 오랜 시간 세상을 살다 보면

자신의 서툰 셈에 손해를 본듯한 마음에 억울해지기도 한다.


사람마다 셈은 달라서, 누가 셈을 더 잘하네 못하네 말하기는 어렵지만,

나의 인생도 그러한 셈에 있어서 늘 뭔가 억울한 마음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그런데 말이다, 이렇게 눈물겹게 아름다운 것들로 내내 둘러싸여 있다 보니,

나의 셈은 늘 틀렸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이렇게 아름다움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늘 넘치게 받고 있구나, 셈조차 필요가 없는 사람이구나.



글래시어 국립공원

캐나다 록키와 옐로스톤을 잇는 엄청난? 여행 계획에는, 사실 글래시어 국립공원의 힘이 컸다.

꼭 가고 싶은 캐나다 록키와 옐로스톤, 이 두 지점을 연결함에 있어서 

그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전혀 수고스럽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글래시어 국립공원 때문이었다. 


고잉투더선로드(Going to the Sun Road)-West에서 Logan Pass까지

글래시어 국립공원의 서쪽과 동쪽을 잇는 길의 이름은 고잉투더선로드(Going to the Sun Road)다.

정말 멋지지 않은가. '태양에 이르는 길'이라니.


우리 숙소인 Butte Koa에서 캐나다로 넘어가는 길로, 록키산맥의 서쪽 편을 선택했다.

구글 경로로 검색해 보니, 목적지로 가는 길이 여러 개 후보로 떠올랐다. Swan lake를 지나는 길을 가기로 했다.

Going to the Sun Road 그 길도 아름답지만, 그에 이르는 몬태나의  모든 길도 참으로 아름다웠다. 

(몬태나는 최근에 본 미드 '조용한 희망(Maid)'에서 주인공이 희망을 찾아 떠나는 주다. 그 드라마가 주는 잔잔함이 남아, 몬태나주는 나에게도 괜히 친숙한 느낌이다.)


고잉투더선로드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지 않아도

이 길을 만들기 위해, 그리고 한 여름에 이렇게 이 길을 열어주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필요한지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멀리서 온 이방인인 우리에게도 이 길을 허락한 그 모든 것에 감사를.


서쪽 게이트 입구에서 몇 킬로를 비포장도로로 먼지를 가득히 먹고서야,

글래시어 국립공원이라는 말은 난생처음 들은 아이들의 성화-빨리 캐나다로 가자, 를 이겨내고서야

고잉투더선로드는 우리에게 그 모습을 드러냈다.


Going to the Sun Road- 이 길을 만들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은 길이다. 해마다 여름에 이 길을 오픈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애를 쓸 것이다.


고잉투더선로드-East에서 Logan Pass까지

East gate에서 Logan pass까지는 캐나다 여행을 마치고 다시 옐로스톤 쪽으로 향하는 날에 들렀다. (이날은 vehicle permit을 미리 받지 않아 셔틀을 타고 다녔는데, 셔틀을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고, 마음에 드는 지점에서 마음껏 쉬어갈 수 없었다. 계획가 준비가 부족하면 잃는 게 많다. 그러나 어쩌랴, 모든 순간이 모두 다 내 욕심껏 완전할 수는 없으니, 


내게 허락된 만큼에 감사하며.


그리고 다시 찾은 로건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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