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지는 것을 온전히 본 적이 있으신가요?
조급한 마음은 일상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그렇게나 좋아하는 트와일라잇도, 그걸 보면서 꼭 바삐 걸어서 운동이라도 겸해야 한다.
걸으면서도 꼭 무언가를 한다. 정 심심할 때면 (참 성의 없게도) 묵주기도 앱이라도 틀어놓고 걷는다.
무언가를 하면서 꼭 하나의 지향점만을 가지지 않는 습관을,
예전에는 효율적이라고 했었고 지금은 욕심이라고 부른다.
해가 지는 순간에, 저 자리에 저렇게 앉아보고 싶었다.
바삐 바삐 걸어가는 그런 숨 가쁨 말고,
느긋하게 앉아서 그 순간을 즐기고 싶었다.
그 어려운 것을, 오늘 드디어 해냈다.
저기 저 예쁜 커플들이 앉아 있던 딱 그자리에서^^
불평, 불만, 완고함, 판단, 억울함, 짜증, 이기심.
이런 것들은 늙음과 참 가까운 것 같다.
어린아이와 같이 늙어 가기를,
해맑게 나이 들기를.
그저 샌디에이고의 햇빛 같기를,
토리파인의 바람 같기를.
햇빛을 가득 머금은 들꽃같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