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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jin Oct 10. 2023

[US-Joshua Tree]초야캑터스가든

Cholla Cactus Garden,  따로 또 같이

일출을 보러 가자고 했더니 다들 고개를 돌린다. 

모두들 저혈압에 저녁형 인간인데, 나 역시도 sun rise는 부담이다.

그래도 어제 늦은 오후의 트레일로는 뭔가 아쉽다. 

용감하게 홀로 호텔을 나섰다.


Arch Rock

동틀 무렵. 설렌다. Arch Rock 생각보다 크지는 않지만, 신기한 Arch 모양 사이로 서서히 해가 뜬다.


Cholla Cactus Garden

Arch Rock이 생각보다 조금 싱겁다. 해가 떠오를 때 사진을 찍으면 참 예쁘다는 Cholla Cactus Garden이 생각나 서둘러 길을 달린다. 새벽녘이지만 사막에서의 공기는 참 따뜻하면서도 싱그럽다. 


왜 늘 같이 다녀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같이 여행을 다녀도 꼭 모든 시간을 함께 할 필요는 없는 것이었다.

이 간단한 것을 왜 여태 몰랐을까. 

왜 모든 것을 같이 하려 해서 서로 피곤하게 했을까.


살아가는 것도 어쩌면 그런 것일지 모른다.

모든 것을 함께 할 수도 없는 것이고, 그래서도 안 되는 것이었다.

나만의 행복한 시간을 가지면서도, 함께할 수 있는 것이다.

새로운 깨달음에 유레카! 를 외치면서 

싱그러운 새벽 공기와 아름다운 하늘빛과 따뜻하면서도 시원한 사막의 바람을 느낀다. 

행복하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Cholla Cactus Garden을 서성인다. 

어젯밤 keys view에서는 한국어가 여기저기 들렸었는데, 오늘 아침 이곳에서는 동양인이라고는 나뿐이다.

다들 삼삼오오 산책하면서 싱그럽고 부드러운 사막의 아침을 즐긴다.

나지막이 아름다움에 대한 감탄이 끊이지 않고 여기저기 들린다.

나뿐만이 아니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을 정말이지 사랑한다.


뾰족뾰족 작은 선인장- 이 선인장은 죠슈아트리와는 사뭇 다르다. 떠오르는 아침 햇살에 정말 위험한 이 선인장의 가시마저 태양을 가득 머금었다. 부드럽고 따스한 느낌이 든다.



Split Rock Loop Trail

아름다운 사막에서의 행복한 마음을 조금만 더 누려 보기로 한다. Spilt Rock Loop Trail을 한번 더 걸어보기로 하고 걸어보는데 걷다가 길을 잠시 잃었다. 길을 잘 찾는다고 자신만만하다가 살짝 당황했다. 혼자 걷는 게 살짝 겁이 나던 순간이다.  태양도 점점 강해진다. 서둘러 호텔로 향한다. 


그래, 뭐니 뭐니 해도 혼자보다는 함께가 나은게지.

서둘러 돌아가 아침을 함께 먹으면서 너무 멋진 아침 산책이었다고 허세를 부려본다.

혼자 있는 시간은 짧은게 좋아, 이 말은 스리슬쩍 남겨두고 말이다.


Do not Die Today 표지판. 이런 영어 표현을 볼때마다 영어가 참 맘에 든다. 죽기 딱 좋은 (무더운) 날이라는 표현을 넘 심플하고 멋지게 하지 않았는가.
Spilt Rock loop trail은 다소 감동이 덜하다. 어제 본 Barker Dam 근처나 Cholla Cactus Garden이 예쁘기로 치면 훨씬 더 예뻣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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