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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도도
Dec 12. 2024
고민 있는 곳에 미련이, 미련 있는 곳에 후회가.
이 결혼에 진심이었나 생각하기 시작했다.
결혼하고 몇 년은 물론 진심이었다. 하지만 이내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고. 아무리 외쳐봤자. 저런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로
결혼생활이 아닌 그냥 혼자만의 삶을 살았다.
고됬지만 상처받고 싶지 않아 뭘 바꾸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는
대
전제가 나는 너무나도 명확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 엄마로서의 삶이 끝나갈 즘이면 분명
내
삶을 살거라 했다.
그때까지만 버티자. 다만 사는 동안 기준안에서 도의는 다하고 살거라 다짐하고 다짐했다.
다 부질없다. 동분서주하는 엄마가 아이들 눈에도 분명 힘들고 불안해 보였을 것이다. 또 남편은 이런 여자를 어떻게 믿고 마음을 온전히 내줄 수 있었을까 싶었다. 언젠가는 떠날 것 같은 사람처럼 느껴졌을 것이 분명했다.
무엇 때문에 이 결혼에 대한 끈을 놓지 못하고 계속 생각하고 있는 걸까.
마치더라도 후회하고 싶지 않다. 이때 이렇게 해볼걸. 그때
진심을 말했다면 어땠을까. 등의 후회말이다.
반반 걸치고
있는 게
뻔히 보이는데
그것을
바라보며
사는 상대는 어떻게 살고 싶었을까.
나라면 그런 사람을 보고 살 수 있었을까.
그걸 알고도 결혼을 유지했던 이유는 뭘까.
비겁한 나에게 기회를 줘볼까. 그러면 감정을 내뱉으며 치열하게 싸울 수 있을까.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을까. 애들은 그런 상황이 되면 심리적으로 더 불안해지지 않을까. 그냥 이데로 끝내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마음은 수천번 지구를 돌고 또 돌았다.
외삼촌은
말했다.
"애들 앞에서 부부가 싸우는 게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문제가 아니야.
부득이 싸워야 된다면 싸울 수도 있어. 그리고 난 다음에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해.
부부는 이렇게 싸울 수도 있어. 그런데 이렇게 화해도 해. 그렇게 살아가는 거야. 를
보여주면 아무 문제없어.
너처럼 안 싸운다고 그게 안 싸우는 거냐? 애들이 모를 것 같아? 다 알아."
"
어떻게 부부가 살면서 애들 앞에서 한 번도 안 싸우고 살 수가 있겠어.
싸우더라도 싸우고 또 화해하고 하면 괜찮아
. 어설픈 육아서가 사람 망친다.
"
어쩌면 그냥 좀 더 쉬운 길을 택하고 싶었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니다 싶을 땐 죽기, 살기로 싸울 힘이 남아 있을까. 두려웠다.
많은 생각들을 거치고 어느 날 아침 문을 열고 나와 말했다.
나:
"이 결혼의 끝을 정확히 봐야겠어. 그래야 후회가 없을 것 같아요.
온마음을 다해 살고자 싸워보고 그때도
안되면
후회도
미련도 없을 것 같아요."
살집도 알아보고 있었고, 합의이혼이 안 돼 소송도 진행 중이었다.
외삼촌:
"네 생각이 그렇다면 한번 더 살아봐. 근데 그때는 이혼해도 너 재혼하기 어렵다. 나이가 많아서
재혼하기에는 지금이 딱 좋은 나이인데 말이다."
나:
"재혼은 무슨 그놈이 그놈이지 어디 난놈 있어요. 이혼해도
재혼할 생각은 없어요."
그렇게 웃픈 농담들을 주고받았다.
기운 빠진다 그만두지 말고 끝까지 치열하게 싸워보자 마음먹었다.
1년 남짓 지나 다시 합치게 되었고
남편은 아직도 무슨 생각으로
이
여자가 맘을 돌려 먹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애들 때문에 사는 건 아니란 것은 분명히 알게 되었다.
그리고 둘 다 치열하게 싸우기 시작했다.
그런 일을 겪고도 당장 이 집에서 나가라는 험한 말이 오가는 화기애매한 상황들이 연출되기도 했다.
둘 다 마음의 할 말을 참지 않았다. 말문이 터지고 말이 많아진 만큼 싸움도 치열했다. 한마음 한뜻으로
동맥경화를 다시 겪고 싶지 않았으리라.
이제야 조금씩 알아갔다. 서로의 마음과 내려놔야 할 것들을.
사진출처: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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