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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다희 Oct 24. 2024

왜 우리는 택배가 오기만을 기다리는가

왜 우리는 택배가 오기만을 기다리는가: 일상의 작은 희망학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생각나는 것, 퇴근길 엘리베이터 안에서 떠오르는 그것… 바로 택배다. 배송 예정일이 오늘이라면 하루 종일 택배를 기다리며 들뜬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대체 왜 우리는 택배가 이렇게 설렐까? 오늘은 택배 기다림에 담긴 철학적 의미를 유쾌하게 파헤쳐보자.


1. 미래에 대한 기대: 택배는 작은 유토피아다


바르트는 “인간은 항상 미래를 갈망한다”고 말했다. 택배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상징한다. “내일의 나는 더 행복할 거야”라는 막연한 믿음이 담긴 것이다. 오늘을 버텨낼 이유가 되어주는 작은 패키지, 그것이 바로 택배다. 무엇을 주문했는지 기억이 안 나더라도 상관없다. 중요한 건 그 물건이 아니라 기대하는 순간이다.


2. 불확실성의 쾌감: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스릴


삶은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로 가득하다. 택배도 마찬가지다. “배송 중”이라는 문구가 뜨지만 정확히 몇 시에 도착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불확실성이 오히려 작은 스릴을 준다. 오늘 택배가 무사히 도착할까? 혹시 엘리베이터 앞에서 놓치진 않을까? 이런 불확실함은 우리 삶의 복잡성을 축소한 작은 드라마다.


3. 소유와 충족: 택배는 행복을 줄까?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욕망은 충족되는 순간 사라지고, 또 다른 욕망이 태어난다”고 했다. 택배를 손에 쥐는 순간 우리는 새로운 물건을 가지게 되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는다. 포장을 뜯고 나면 곧바로 또 다른 것을 주문하고 싶어진다. 결국, 택배를 기다리는 설렘은 일시적일 뿐이고 우리는 끊임없이 다음 택배를 갈망하게 된다.


4. 스스로 선물하기: 자발적 보상 심리


우리는 종종 “이번 주 힘들었으니 나에게 선물을 주자”며 택배를 주문한다. 이는 현대인이 자기 위로를 찾는 방식이다. 사실 그 물건이 꼭 필요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건 ‘내가 나를 챙겼다’는 감각이다. 택배는 외부에서 오는 보상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다. 이 작은 행위가 지친 마음을 달래준다.


5. 결론: 택배를 기다리는 마음을 사랑하라


택배를 기다리는 것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다. 그것은 기대, 불확실성, 충족, 그리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복잡한 감정이 얽혀 있는 일종의 철학적 의식이다. 우리는 그 순간, 미래에 대한 작은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


그러니 다음에 택배가 늦어져도 너무 화내지 말자. 인생은 결국 원하는 것을 기다리는 과정의 연속이니까. 중요한 건 그 기다림 속에서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삶은 택배와 같다. 도착하기 전까지는 기다리며 설레고, 도착한 후에는 또다시 다음 것을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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