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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다희 Oct 24. 2024

왜 우리가 양치질을 미루는가

왜 우리가 양치질을 미루는가: 사소함의 철학


하루에 두 번, 우리는 양치질을 해야 한다. 간단한 일처럼 보이지만, 이상하게도 귀찮다. 양치질은 정말 3분이면 끝나지만, 그 짧은 시간을 미루려는 본능은 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오늘은 이 ‘양치질의 귀찮음’에 숨겨진 철학적 의미를 유머러스하게 탐구해보자.


1.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우리는 자유롭기 때문에 양치가 귀찮다


사르트르는 “인간은 자유를 저주받은 존재”라고 했다. 우리는 매일 스스로의 선택을 강요받는다. 양치질도 그중 하나다. 그 3분을 쓰느냐, 침대에 3분 더 눕느냐의 문제는 단순히 시간이 아니라 자유의 본질을 다룬다. 누구도 강제할 수 없는 이 선택의 순간에 우리는 필연적으로 피로를 느낀다. 결국, 귀찮은 건 양치질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2. 지속되는 일상의 무의미: 시시포스의 양치질


카뮈는 시시포스가 끊임없이 바위를 굴리는 고통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으라고 했다. 양치질도 매일 반복되지만, 아무리 열심히 해도 다음 날 또 해야 한다. 우리는 이런 무의미한 반복 속에서 회의감을 느끼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양치질은 결국 현대인이 매일 마주하는 작은 바위다. 그리고 그 바위를 밀고 올라가는 게 삶이다.


3. 미루기의 심리: 내일의 내가 해줄 거야


프로크라스티네이션(미루기)은 양치질에도 자주 등장한다. 우리는 내일의 자신이 더 부지런해질 거라고 착각하며 지금 당장의 의무를 미룬다. “내일은 꼭 자기 전에 양치해야지”라는 결심은 흔하지만, 막상 내일의 나도 똑같은 변명을 하게 된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유덕한 인간’과 현실의 인간 사이의 간극을 상징한다. 우리는 항상 더 나은 자신이 될 것이라 믿지만, 결국 미루는 인간일 뿐이다.


4. 양치와 인내: 짧은 고통에 대한 저항


양치질은 고통스럽지 않지만, 문제는 그것이 지루하다는 것이다. 칸트는 “인간은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는 존재”라고 했다. 우리는 큰 고통에는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며 견딜 수 있지만, 아무런 감동도 없는 작은 일상적 고통에 저항한다. 양치질 3분이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우리는 이 짧고 사소한 지루함을 어떻게든 피하고 싶다.


5. 결론: 양치질을 사랑하는 법


결국 양치질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피할 수 없고, 반복적이며, 스스로 선택해야만 하는 작은 의무다. 중요한 건 그 의무를 어떻게 대하느냐다. “왜 해야 하지?”라고 회의하는 대신, 이를 삶의 리듬으로 받아들여보자. 좋은 음악을 틀거나 칫솔을 바꿔보는 것도 괜찮다.


다음번에 양치질이 귀찮아질 때는 이렇게 생각해보자.

“양치질도 인생도 결국 반복되는 일. 하지만 그 반복 속에 나만의 의미를 찾는 게 중요하다.”


“삶은 매일 조금씩 쌓아 올리는 양치질과 같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어느새 웃을 때 더 아름다워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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