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백병원 외래진료 후기
오늘은 출근을 하지 않았다.
오래전부터 만져지던 등의 어떤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상계백병원 외과에 진료를 예약해 두었기 때문이다.
별일 아닐 것이라 스스로를 안심시키며 그에게 병원에 좀 같이 가달라고 했다.
그는 흔쾌히 승낙했다.
우리는 병원 진료시간이 되기 전 점심을 먹기로 했고 병원 앞 일본식 덮밥집을 찾아갔다.
기다림의 시간 끝에 먹은 덮밥은 명성에 걸맞춰 맛있었다. 만족스러운 식사시간을 가진 후 우리는 병원으로 입장했다.
3층 외과 진료실 앞에 대기해주라는 간호사의 말에 따라 자리에 앉았다.
긴장하지 말자는 나의 다짐은 어느샌가 불안함으로 자꾸 변하려 하고 있었다. 같이 간 그도 별일 아닐 것 이라며 나를 위로했지만 이렇게 큰 병원에 진료받으러 온 것은 처음인 나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다가오고 진료실 문이 열렸다.
나와 비슷한 나이 또래가 아닐까 싶은 의사가 앉아있었고 나는 그의 옆 자리에 앉았다.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나요?”
“등에 혹이 있어서요.”
“이리 와서 보여주시죠.”
이럴 줄 알고 있었다. 당연히 등을 보여주고 의심되는 부위를 보여주여야 하지 않은가. 나는 이럴 때를 대비해 두고 있었다.
진찰을 받기 전 그에게 등 피부 아래 잡히는 조직 부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펜으로 표시 좀 해줘.”
그는 내가 가리킨 손가락 지점을 잘 만져본 후 가위표를 그었다. 나는 만족스러웠다. 의사에게 넓은 등판에서 모래알 같은 그 부위를 한 번에 보여줄 생각에 신이나기도 했다.
“등에 표시를 해놨습니다.”
나는 의기양양하게 이야기했고 그 부위를 의사는 손으로 만지며 대답했다.
“아무것도 없는데요.”
뭐지? 나는 당황스러웠다. 떨리는 손으로 나의 넓은 등판(옆구리에 가까워 살이 많았다.)을 찾아 헤맸고 진료실에서 쫓겨나기 전에 무사히 그 부위를 찾을 수 있었다. 의사는 내가 만진 그 부위를 다시 한번 만지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의사의 소견은 이랬다. 피지낭종일 수 있고 지방종일 수 있다. 지방종일 경우 양성일 수 있고 악성일 수 있는데 그건 수술을 해봐야 최종적인 진단을 할 수 있단다.
최소 4센티 이상의 수술부위가 흉터로 남을 수 있다며 나를 걱정해주었다. 결국 수술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초음파 검사 일정을 잡았고, 그로부터 5일 후 다시 진료를 받으며 상의하자고 말하는 의사는 내가 예상한 것보다 친절했다. 진료의 결과가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친절한 진료에 나름 흡족한 나는 그에게 이러한 상황을 이야기하고 초음파 검사를 받기로 했다.
“별일 아닐 거야.”
그는 나를 계속 안심시켜주려 노력했다. 그의 노력에 부응하듯 나도 나쁜 생각은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나의 상계백병원 초진 일과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아프고 치료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는 겁이 많아 그러한 상황이 되면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곤 하는 버릇이 있다. 이번에도 그랬다. 의사는 대부분의 경우 그냥 살아도 되는 상황이라고 나에게 말했지만 나는 대부분이 아닌 상황을 먼저 생각해 버렸다.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상황이기에 일단은 등에 있는 혹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멈추기로 했다. 그래야 다른 일정들을 잘 소화할 수 있을 거 같아서.
그렇게 나는 그와 함께 셔츠를 하나 쇼핑하고 맛집이라 소문난 고깃집에서 목살을 구운 후 집으로 돌아왔다.
어쩐지 매우 지친 기분이다. 어서 이런 기분과 컨디션을 마무리하고 내일은 일찍 출근해 밀린 일을 해야겠다.
그럼 오늘도 모두 건강한 하루를 마무리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