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는 술로 맺어지지 않는다.
교육기관에 입소하면 꼭 이런 말을 하는 이들이 있다.
“성적보다 인간관계가 더 중요한 거야.”
정말 그럴까? 하나의 사례를 들려주고 싶다.
내가 대대장으로 있던 시절, 아끼던 A중사가 중급반 교육에 입교했다. 입교 전에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주었고, 그는 이를 잘 따라가며 성적도 우수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A중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 대대장님, 죄송합니다."
"무슨 일 있어?"
"제가 퇴교 심의에 올라갔습니다.
"무슨 말이야? 대대 주임원사가 자네가 현재 1등이라고 자랑하던데?"
"죄송합니다. 최근에 일이 있었습니다."
A는 중급반에서 1등을 하고 있었고, 수료까지는 불과 2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어느 날 생활관에서 동료 몇 명이 “재미로 카드나 하자”고 제안했고, 돈은 걸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엔 거절했지만, 동료들의 '1등하면 다 그런가?'라는 비아냥 섞인 말에 마음이 흔들렸다.
‘성적도 어느 정도 나왔으니 이제는 인간관계에도 신경을 써야 하나...’
결국 카드 놀이에 참여했고, 순찰 중이던 훈육관에게 적발되었다. 그 일로 퇴교 심의에 올라가 결국 퇴교 처분을 받고 부대로 원복되었다.
과연 A가 그때 카드를 하지 않았다면, 정말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겼을까? 나는 “절대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보통 교육기관 내 인간관계라고 하면 술 한잔, 스크린 골프, 취미활동 등 친선행사를 떠올린다. 그러다 보니 이런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공부만 하는 사람은 인간관계를 소홀히 한다는 오해를 받곤 한다. 하지만 그렇게 맺어진 관계는 지속성이 없다. 교육과정이 끝나고 각자 임지로 돌아가면, 그런 관계는 자연스럽게 잊혀진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같이 교육받았던 사람조차 기억나지 않을 때가 많다.
더 냉정하게 말하자면,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며 술자리를 즐기던 동료는 장기선발에도, 진급에도 실패하고 조용히 전역했을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 중에 좋은 성적을 받는 이가 드물기 때문이다. 결국 인간관계를 따질 기회조차 없이 먼저 떠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기억 남을까? 보편적으로 '나의 성적을 올리는 데 도움을 준 경우와 행정담당과 같이 자신의 시간을 희생하여 봉사를 하는 경우'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한다.
'성적을 올리는데 원 포인트 레슨을 하여 막힌 파이프를 시원하게 뚫어줬다면 그처럼 고마운 경우가 있을까? '
'자신도 시간이 없는데 다른 동료들을 위해 행정을 담당하는 인원에게 도움을 받았다면 어찌 잊을 수 있을까? '
바로 그와 같이 공부 조언이나 행정봉사 등을 통해서 인간관계를 맺어야 동료들의 기억에 남게 되는 것이다. 또 그렇게 해서 맺어진 인연은 나중에 여러분이 임지에서 동료들의 도움이 필요할 때 그들이 당신을 추천 할 것이다. 그러나 술로 맺어진 인연이라면 추천 시 '아! 그 인원 술 잘 마셔요!'라고 소개 할 것이다.
정리하자면, 교육기관에서 절대로 회식 같은 것으로 인간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공부와 봉사로 인간관계를 맺길 바란다. 거듭 강조하지만 술 많이 마시고 스크린 골프를 맺어진 인간관계는 딱 거기까지다'
P.S.
A중사는 이후 다시 중급반 교육에 재입교했고, 좋은 성적으로 수료했다. 그가 말했다.
“다시는 그런 인간관계를 맺고 싶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