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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길 Oct 28. 2022

자화상

낯선 듯 친근한 듯

참 어색한 만남이다


거울은 직설이고

표면은 차가워서


시시로 군불을 때야

온도를 잃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서 거울 앞에 서길 주저한다. 

매일 몇 번이고 들여다보지만 낯설고 어색하다. 

나름 잘 살아왔다고 생각하다가도 무표정하고 딱딱한, 영혼없는 듯한 나를 볼 때면 밀어내고 싶을 때도 있다. 

어떤 노랫말처럼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며 애써 위안을 찾는다고 하더라도 온기 없이는 저 차갑고 직설적인 거울을 극복할 수가 없다. 어쩌랴. 시시로 마음에 군불을 때고 그 온기로 미소를 지을 수밖에... 혹시 아니, 그러다보면 밉지않은 주름꽃이라도 피워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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