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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Oct 19. 2022

[프롤로그] '어느 별에서 왔니?'

'우리는 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 또는 누군가에게 한 번쯤 해본 적 있나요? 아마 궁금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텐데요. 그래도 이 글을 보고 있는 여러분이라면 약간의 호기심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아무리 관심이 있다 하더라도 그 답은 간단하게 내릴 수 없습니다. 왜 일까요?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사진이나 동영상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들이 누구인가요?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는 (아직까지는) 지구상 유일한 생명체, 인간입니다. 그래서 결코쉽게 포기하지 않지 않고, 많은 연구들을 끊임없이 해왔지요. 그래서 고고학, 인류학과 같은 학문이 발전하게 된 것이고요. 


그런데 인류가 걸어온 흔적들을 아는 것이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일까요? 어떻게 보면 몰라도 살아가는 데 지장이 없는, 어렵고 따분한 이야기들을 꼭 알아야 하는 것일까요? 이해합니다. 나 역시 만약 일로 이러한 것들을 접하지 않았더라면 여전히 그러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겁니다. 비영리 조직에서 교육 컨텐츠 기획 및 운영자로 10년을 넘게 살아오면서 고대사에 별 관심이 없었던 나는 말 그대로 '먹고 살기 위해' 인류사 탐구에 매달려야 했죠. 이 일을 맡은 약 2년 반이라는 시간 내내 '내가 이걸 왜, 무엇 때문에 하고 있지?'라는 끊임없는 내적 갈등과도 싸워야 했습니다. 프로젝트는 무사히 끝났지만 아직도 나는 '이걸 어떻게 정리했을까?'하는 얼떨떨한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성취감과 깨달음도 얻었습니다. '눈으로 확인할 있는 결과는 작은 과정들이 쌓이고 쌓여 일어난다' 라는 것확인하게 된 것이 가장 수확입니다. 

 

그동안 현실의 논리 속에서 드러나는 결과에만 천착하다 보니 절차와 과정은 애써 외면했던 과거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가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교육/활동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행을 하면서 '~해야한다'라는 메시지는 강조하면서도 그래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던 같습니다.  하지만, '왜'를 이해하는 것은 '당위' 만큼이나 중요합니다. 단순히 "싸우지 마. 때리는 건 나쁜거야' 라고 훈계 하는 것보다 "심하게 싸우다보면 서로의 몸과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어. 그러니까 되도록 싸우기 보다는 대화를 하는 게 좋아" 라고 말하는 것이 좀 더 와닿습니다.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에 대한 이유가 설명 되어 있으니까요. 


조금 시선을 넓혀 보겠습니다. 기후위기, 전염병, 환경문제, 불평등, 세대갈등, 젠더갈등...등등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 문제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들을 잘 해결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이를 위해서 공감, 협력, 존중, 연대... 이런 것들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요. 하지만 왜 그래야만 하는지에 대해서는 쉽게 답하기 어렵습니다. '때리는건 나쁘다' 처럼 '함께 힘을 합치면 나아질테니까' 라는 막연한 예측만 할 뿐이죠. 그렇다면 어디서 '왜'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수십만 동안 인류가 남긴 흔적을이 실마리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조상들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고 지구 전역으로 이주하여 살아남아 저마다의 문화와 문명을 탄생시켰습니다. 이 과정들을 쭉 따라가다보면 정답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단초들 쯤은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용감하게' 나를 2년 반 동안 괴롭혔던 이야기들을 빌어 오늘과 내일을 살아가야 하는 여러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이제 시작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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