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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개구리씨 Mar 14. 2024

아부지, 엄마에게 열받은 아들아 워워~

사실 요즘 제 입장에서는 두 아들과 사이가 나쁘지 않아서 요 제목을 뺄까 하다가 예전 사춘기의 질풍노도의 시간을 지나며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던 아들이었을 때가 휙 떠오르면서 그냥 적어보자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먼저 살아온 시간이 있다 보니, 우리들 부모의 눈에는 자녀들에게 아직 부모 곁을 떠나지 않은 청춘일 때 충고해주고 싶고 가르쳐 주고 싶은 게 많습니다

저희 부부도 그런 게 적지 않다 보니 아이들에게 저는 저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아이들이 잘 되었으면 해서 하는 소리나 권면이 참 많았던 거 같습니다.


깔끔하고 계획적인 전형적인 J 기질을 듬뿍 가진 아내와 저를 닮아 정반대의 P기질을 잔뜩 가진 아이들은 어쩌면 갈등이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었는데, 살아온 시간들이 있다 보니 세상에서 J스러운 생활에 조금은 익숙해져 있던 제가 봐도 순수한 P가 듬뿍 있는 우리 아이들이 참 손댈게 많아 보였습니다 ^^;


그렇게 투닥투닥 거리며 위기와 긴장의 시간이 흘러 이제는 둘 다 성인이 되었고, 여전히 P스러움이 많이 있지만, 부모인 저희도 아이들도 서로를 바라보며 조금 여유 있게 대응하다 보니 갈등은 현저히 줄어든 거 같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크면서 속상했던 어릴 적 마음들을 마음속에 삭히고 녹여서 소화해 버렸기 때문일 수 있지만,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부모인 저희들로 인한 크고 작은 상처들이 저 한구석에 아직 남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때론 해 봅니다.


제 어렸던 청소년기와 청년시절을 떠 올려보니, 제 나이 때의 아버지 어머니는 삼 형제였던 저와 동생들을 키우시면서 저희로 인해, 참 속을 많이 썩으셨겠지만 부모님으로 인해, 제 경우엔 특히 아버지에게 불만도 많았던 거 같습니다.


정도의 차이나 내용은 다르겠지만, 저 역시도 아이들이 한창 자라던 시기에 사업이 잘 돼서, 그리고 그 뒤에는 사업이 어려워져서 아이들이 한참 성장할 때 제대로 챙겨 주지 못했고, 아이들의 고민과 절망의 시간에 충분히 함께 해주었나 생각해 보면 나도 우리 아버지처럼 잘 못했었구나 싶은 마음이 듭니다.


부모인 우리들이 서로 많이 아끼고 사랑하며 삶의 순간순간 마다 아이들에게 본이 되는 삶을 살면 좋겠는데, 자녀들이 청소년과 청년의 시기를 지날 때 부모인 우리도 삶의 여러 굴곡들이 또 다양하게 몰려와 힘들고 헉헉거리며 살던 시기였기에 서로에게 상처 주고 상처받으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 조금은 더 의젓해진 우리 아들들

부족하고 어설픈 우리와 함께 웃으며 잘 따라줘서 고맙다

우리도 인생 1 회차라 처음 살아보는 부모 역할에 모든 게 서툴구나 ^^;

우리 때문에 속상하고 힘든 일이 없었으면 좋겠는데, 장담할 순 없구나 ㅎㅎ

그래도 속상할 땐 속에 품지 말고 얘기해 주렴

함께 대화 나누며 잘 풀어가보자

잘 안 풀릴 땐 맛있는 거 사 먹으며 훌훌 털어도 보자

사랑한다 우리 아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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